여야, 운영위 초반부터 언쟁…김 여사 불출석 두고 공방도
운영위, 김 여사 등 동행명령장 발부 예고…여 항의·고성
윤 녹취록 공방도…여 "민주당식 폭로" 야 "공천 개입"
[서울=뉴시스]신재현 한은진 기자 = 여야가 1일 대통령실 등에 대한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 초반부터 김건희 여사 국감 출석, 윤석열 대통령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와의 통화 녹취록 등을 둘러싸고 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찬대 운영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과 국가안보실, 대통령 경호처 대상 국정감사에서 "김건희 여사와 대통령 비서실과 대통령 경호처 소속의 일반 증인들이 모두 출석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증인들을 오후 2시까지 국정감사장으로 출석하도록 조치해달라"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정당한 이유 없이 불출석한 증인에 대해서는 국회에서의 증언 감정에 따라 법률에 따라 동행명령장을 발부할 수 있고 고발조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 위원장 발언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하며 즉각 반발했다. 하지만 박 위원장이 업무보고를 진행하겠다고 발언을 이어가자 여당 의원들은 위원장석 앞으로 달려가 항의하기도 했다.
항의 과정에서 여당 의원들의 손이 박 위원장 몸에 닿자 박 위원장은 "손 대지 말라"고 언성을 높였다. 노종면, 양문석 민주당 의원 등은 "(여당 의원들이 위원장에게) 반말하지 말아야 한다"고 항의했다.
운영위는 오후 2시까지 김 여사를 비롯한 증인들이 국감에 출석하지 않을 경우 동행명령장을 발부, 용산 대통령실을 방문해 집행한다는 계획이다.
운영위원들은 야당이 단독으로 통과시킨 여당 배제 상설특검 규칙 개정안을 두고서도 설전을 벌였다. 전날 운영위 전체회의에서는 대통령과 그 친인척을 대상으로 하는 수사에서 여당을 배제하고 상설특검 후보를 추천하는 규칙 개정안이 의결됐다.
여당 간사인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어젯밤 야반도주와 같은 날치기가 있었다. 밤 11시가 넘어서 예산안 처리의 발목을 잡고 상설특검의 공정성을 해치고 증인과 참고인의 인권을 탄압하는 악법들이 통과됐다"고 비판했다.
배 의원은 "증인과 참고인을 주머니 속 공깃돌로 취급하는 인권을 말살하는 일이 있는 데다가 우리 국민의힘에서 증인 30명을 채택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단 한 명도 채택하지 않았다"며 "이런 불공정이 어딨느냐"고 반문했다.
그러자 야당 간사인 박성준 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정권 3년 차에 대한 국정감사 아닌가. 여당에서 증인 신청을 한 분들 보면 지금 여전히 문재인 정권"이라며 "문재인 정권에 대한 국정감사를 진행하자는 증인 채택을 했기 때문에 당연히 야당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박했다.
박 의원은 "대통령 당사자가 특검을 추천하는 게 맞나. 야당 추천을 통해서 상설특검을 추천해야 하는 규칙 개정안이 얼마나 합리적인가"라고도 반발했다.
같은 당의 추미애 의원도 "야당이 국회 견제 활동을 하고 있다. 국정감사에 전념하고 있는 야당을 향해서 날치기 또는 강행이라고 뒤집어씌우는 것은 심히 유감"이라고 했다.
민주당이 전날 공개한 윤석열 대통령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와 통화 녹취록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강명구 국민의힘 의은 박 위원장을 향해 "어제 공개한 명태균 녹취에는 대통령 육성도 포함돼있다. 그런데 앞뒤 다 잘랐다"며 "혹시 이것을 편집했나. 아니면 짜깁기했나. 아니면 원본 그대로 했느냐"고 되물었다.
이어 "당사자의 동의 없이 녹취를 틀었다"며 "전형적인 민주당식 기획 폭로이자 정치 공작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강 의원 항의에 박 위원장은 "거짓말로 불법을 덮을 수 없다. 불법으로 권력을 유지할 수 있나"라며 "누가 봐도 명백한 공천 개입이고 공천 거래가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는 윤 대통령 생생한 육성을 전국민이 들었다"고 반박했다.
여야 의원들은 서로 항의하는 과정에서 이재명 대표와 김건희 여사를 거론하며 충돌을 빚기도 했다.
여당 의원들이 이재명 대표를 언급하며 민주당에 항의하자 정진욱 민주당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그쪽에 김건희가 앉아있다"고 했다.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은 "사람도 못 알아보냐. 어디 김건희가 있느냐"고 맞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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