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4~5시간 방송→9월부터 24시간 이어져
소음 강도, 고통 느끼는 한계 수치까지 올려
대성동 마을 135명 주민들 "밤잠 못 이룬다"
1일 파주시에 따르면 대성동 마을은 남북간 군사분계선 남쪽 비무장지대 안에 위치한 유일한 민간인 거주지다.
북한의 최전방 마을인 기정동 마을과의 거리가 500m도 되지 않는 위치로 대남 확성기 방송이 고스란히 전달돼 소음 피해가 매우 심각하다.
시가 지난달 7일 현장에서 소음을 측정한 결과 법으로 정한 소음 규제 기준치인 65㏈보다 훨씬 높은 70~8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도로나 철로변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비슷한 수치로,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청력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수준이다.
북한은 확성기 방송 크기는 점차적으로 높여 최근에는 소음 강도가 115㏈로 확인됐고 심각할 때는 135㏈까지 나오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질병관리청이 제시한 있는 소음 기준을 보면 120㏈은 전투기가 이착륙할 때 내는 굉음과 같고 130㏈은 사람이 고통을 느끼는 한계 수치다.
북한의 대남 확성기 방송이 들려오기 시작한 건 지난 7월 말부터였다.
7월18일 우리 군이 대북확성기 방송을 재개하자 북한도 이에 맞서 대북확성기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8월 중순까지만 해도 하루 4~5시간 가량이던 대남방송은 점점 시간을 늘어났고 지난 9월28일부터는 24시간 들려오고 있다.
확성기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여우, 들개, 까마귀 같은 동물의 울음소리부터 귀신 곡소리, 쇳덩이를 긁는 듯한 기계음 등 온갖 기괴한 소음들이 뒤섞여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만들고 있는 상황이다.
대성동 마을에서 평생 토박이로 살아온 김진수 씨는 "마을 옆 논밭에서 농사일을 해서 먹고 사는 처지라 잠시도 마을을 떠나 있을 수가 없어 너무나 고통스럽다"며 "밤에는 조용히 잠이라도 편히 잘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지난달 23일 경기도는 방음창과 주민 쉼터 설치, 임시 숙소 마련 등 파주시가 접수한 주민들의 건의사항을 대부분 포함시킨 피해 대책을 발표했다.
김경일 파주시장은 전날 대성동 마을의 피해 실상을 확인하고 피해 경감 대책 추진 상황 등을 점검했다.
김 시장은 "일부 탈북민 단체의 전단 살포가 갈등을 부추기는 불씨가 되고 있다"며 "이 불씨가 큰 불로 번져나가지 않도록 해주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이고 정부 차원의 실효성 있는 대책을 강력히 촉구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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