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서비스 완전히 종료…"사업 환경 변화 영향"
메일, 뉴스, 운세, 동호회 등 서비스로 인기
1세대 PC 통신 모두 서비스 중단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국내 첫 PC통신 '천리안'이 39년 만에 서비스를 완전히 종료한다.
천리안 운영사 미디어로그는 31일 "1985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해 지금까지 보내주신 사랑 덕분으로 과거 PC통신의 시절부터 현재까지 그 이름을 이어올 수 있었다"라며 "사업 환경의 변화에 따라 더 이상 양질의 메일 서비스를 유지하기 어려워 천리안 서비스 종료라는 쉽지 않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디어로그는 "안타까운 소식을 전하게 되어 머리 숙여 깊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며 "천리안은 종료로 인한 고객들의 불편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천리안은 통신사 LG유플러스의 전신 중 하나인 ‘데이콤’의 자회사 서비스로 출발했다. 1990~2000년대 초반까지 하이텔·나우누리 등과 함께 국내 PC통신 시장을 이끌었다. 주요 서비스는 뉴스, 운세, 전자우편, 동호회 기능으로 현재의 SNS, 카페,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앞서 통신 문화 정착에 기여했다. 특히 취미나 관심분야가 같은 사람들끼리 모이는 동호회 기능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천리안은 PC통신 특성상 이용시간에 따라 요금을 매겨 일부 이용자들은 요금폭탄을 맞기도 했다. 이에 이용자들은 요금을 아끼기 위해 ‘정모’, ‘번개’, ‘방가방가’ 같은 줄임말을 만들어 내 유행이 됐다.
1994년 천리안의 유료 이용자 수는 20만명을 넘어섰고 1997년에는 가입자 수가 100만명을 돌파했다. 다만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가 등장하고 네이버와 다음이 웹 기반 포털 서비스를 내놓으며 빠르게 자리를 잡자 천리안의 인기는 급격히 감소했다.
이에 천리안은 2002년 '철닷컴' 사이트를 오픈하면서 인터넷 포털 서비스로 변신을 꾀했으나 2007년 12월에 이마저도 종료했다. 2015년에는 내폴더, 블로그, 클럽, 파일링크, 쪽지, 게시판 등 일부 서비스를 종료했다.
결국 천리안이 이날 서비스를 완전히 종료하면서 국내 1세대 PC통신은 모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하이텔과 나우누리는 각각 2007년, 2012년에 서비스를 종료했고 2022년 6월에는 유니텔이 서비스를 중단했다.
한편 천리안 메일은 지난 9월 부가 서비스를 종료했고 이달 1일에는 메일 수신 및 발신이 중지됐다. 천리안 메일과 주소록 백업과 천리안 현금에 대한 환불은 이날까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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