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美 토마호크 요청' 보도에 불만…"기밀 대화 유출"

기사등록 2024/10/31 12:04:14 최종수정 2024/10/31 15:58:16

언론 인터뷰서 직격…"협력국 사이에 기밀 없다는 뜻인가"

NYT, 美 고위 관료 인용해 "젤렌스키, 실현 불가능한 요청"

[람슈타인=AP/뉴시스]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자국이 미국에 극초음속 토마호크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요청한 사실이 보도된 것과 관련해 불만을 드러냈다. 사진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 9월6일(현지시각) 독일 람슈타인 공군기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방위연락그룹(UDCG) 회의에 참석한 모습. 2024.10.31.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자국이 미국에 극초음속 토마호크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요청한 사실이 보도된 것과 관련해 불만을 드러냈다.

폴리티코, AP 등 외신을 종합하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각) 공개된 한 언론 인터뷰에서 "이는 우크라이나와 백악관 사이 기밀 정보였다. 이 같은 메시지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겠나. 협력국 사이에 기밀이 없다는 뜻인가"라고 공개적으로 불쾌함을 토로했다.

이어 "우크라이나의 서방 동맹국에 제시한 '승리 계획'을 많은 동맹국이 이를 받아들이기 시작했지만 일부는 너무 많은 것을 원한다고 말했다"라면서 "무엇이 너무 많다는 것인가. 우리는 살고 싶다. 그저 살아남기 위한 것이 너무 과한가"라고 반문했다.

이는 전날 보도된 뉴욕타임스(NYT) 기사와 관련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NYT는 해당 기사를 통해 "비공개 부분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토마호크 미사일을 제공하는 '비핵 억지 패키지'를 제안했지만 이는 완전히 실현 불가능한 요구라고 미국 고위 관료가 말했다. 토마호크 미사일은 우크라이나가 올해 획득한 (미국 육군 지대지 전술탄도미사일체계) 에이태큼스(ATACMS)보다 7배가 넘는 사거리를 보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우찬스크=AP/뉴시스] 28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주 보우찬스크 인근 진지에서 제92 돌격여단의 한 장교가 포탄을 점검하고 있다. 2024.10.29.

우크라이나 내부에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한 익명의 우크라이나 고위 관계자도 부정적인 논조로 기밀 정보가 보도된 데에 "우리는 이 계획이 현실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미군이 이 계획을 연구했고 현실적이라고 말했다"고 항변했다.

러시아 본토 타격 허용을 주장해 온 우크라이나는 사거리가 1500㎞에 달하는 토마호크 미사일을 요청해 이를 재차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언급해 온 '승리 계획'을 구성하는 핵심 축이다.

승리 계획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사이 상호방위조약과 유사한 서방의 안전보장 요청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주 진격을 계속해 영토 협상을 풀어갈 패 제공 ▲'특정' 첨단 무기 요청 ▲파괴된 우크라이나 경제 재건을 위한 국제적 재정 지원 등 4가지 주요 사항과 종전 뒤 상황과 관련한 5개 항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토마호크 미사일 지원은 주요 사항 중 '특정 첨단 무기'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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