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최근 중국 항푸웬청 조선소, 대만 에버그린라인과 메탄올 이중연료 '힘쎈' 엔진 18대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힘센은 HD현대중공업의 엔진 브랜드다.
HD현대중공업이 공급하는 엔진은 24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6척에 설치될 예정이다. 이번에 수주한 소형 컨테이너선박에 이어 유조선, 벌크선, 자동차운반선(PCTC) 등 다양한 선종의 수주도 확대할 계획이다.
메탄올은 대기압에서도 저장 및 이송이 쉽고 기존 디젤 대비 황산화물 99%, 질소산화물 80%, 미세먼지 95% 저감 효과가 있다. 해양 분야 친환경 규제에 따라 디젤 연료를 대신할 차세대 연료 중 하나로 주목받는다.
이번에 HD현대중공업이 공급하는 엔진은 선박 발전용 엔진이다. 컨테이너선은 63빌딩 보다 큰 경우도 있기 때문에 추진용 엔진 외에도 전기 사용을 위한 발전용 엔진을 별도로 탑재해야 한다.
HD현대중공업은 이미 세계 최초로 디젤과 메탄올을 선택적으로 사용하는 4행정 엔진을 제작한 트랙레코드를 보유하고 있다. 이 엔진은 특수 재질로 만들어 부식을 막는다.
또 메탄올 모드에서 디젤 사이클 연소 및 전자제어식 연료 분사 방식을 적용해 안정적인 고출력 운전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해양 산업 조사 기관인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H32급 중형 메탄올 엔진의 HD현대중공업 점유율은 70%다. 에프터마켓 사업을 담당하는 HD현대마린솔루션과의 협업도 가능해 시장 반응이 좋다는 말도 들린다.
이를 반영하듯 HD현대중공업 엔진사업부 매출은 2019년 7832억원에서 출발해 지난해 2조7098억원으로 성장했다. HD현대중공업이 HD한국조선해양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산정 방식이 변경된 측면이 있지만,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영업이익도 2019년 404억원 대비 2865억원으로 성장하고 있다. HD현대마린엔진을 매입해 영업망 공유 등 시너지 효과도 기대한다.
최근에는 암모니아 추진 엔진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노르웨이,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한국 선급으로부터 힘쎈 암모니아 이중연료 엔진에 대한 형식 승인 시험을 완료했다. 조만간 상용화도 앞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HD현대중공업이 친환경 연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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