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비대면 신용대출 중단…케뱅, 아담대 금리↑
연말까지 목표치 달성해야…내년도 관리 지속 전망
[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가계대출 관리를 위한 은행권의 조치가 계속되고 있다. 대출금리를 인상하거나 일부 대출 상품의 판매를 중단하는 등 문턱을 높이는 중이다. 가계대출 연간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한 대출 제한이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내년에도 관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대출 성장이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전날부터 연말까지 인터넷, 모바일 앱 등 비대면 채널을 통한 12개 신용대출 상품 판매를 중단한다.
우리은행은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안정적인 가계부채 관리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25일부터는 가계대출 관리 강화를 위해 신용대출 갈아타기 상품의 우대금리를 1.0~1.9%포인트 축소하기도 했다. 우대금리를 줄이면 그만큼 대출금리가 인상되는 효과가 있다.
인터넷은행 케이뱅크는 25일 아파트담보대출 금리를 0.05~0.1%포인트, 전세대출 금리를 0.15%포인트 인상했다. 대내외 시장환경 변화와 안정적인 관리를 위해서다. 케이뱅크는 7월부터 지금까지 여섯 차례 대출금리를 높였다.
은행권이 7월부터 가산금리를 인상한 데 이어 최근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잦아들면서 시장금리가 상승하는 점도 대출금리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주담대 고정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5년물 금리는 29일 기준 3.310%를 기록했다. 한 달 전(9월30일)보다 0.1%포인트가량 오른 것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주담대 고정형(혼합·주기형) 금리는 전날 기준 연 3.71~6.12%로 나타났다. 가산금리 인상에 더해 시장금리까지 상승하면서 지난달 말 연 3.64~6.15%보다 뛰었다. 농협은행을 제외한 4대 은행의 금리 하단은 4%대로 올라섰다.
전날 우리은행은 11월 한 달간 중도상환수수료 전액 면제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최대 1.4%가 적용되는 중도상환수수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 앞서 신한은행도 다음 달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하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은행들의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조치도 가계부채 관리를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대출자의 부담을 덜어주는 측면도 있지만 대출금이 상환되면 그만큼 가계대출 잔액을 줄일 수 있어서다. 다른 은행으로의 대환대출을 유도할 수도 있다.
다만 국민은행의 경우 앞서 제한한 조건부 전세자금 대출을 내부 회의를 거쳐 다음 달부터 재개할 계획이다. 가계대출 증가세를 관리 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초부터 갭투자 등 투기수요를 억제하고자 조건부 전세자금대출을 한시적으로 중단했다.
은행권의 '대출 조이기'는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도 가계대출 관리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연말이 다가오면서 올해 가계대출 연간 목표치를 맞춰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 은행에서 가계대출을 관리하는 기조가 계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8월 금융당국은 대부분 은행이 연간 목표치를 초과한 상태라고 밝힌 바 있다.
하나금융연구소는 전날 발표한 '2025년 금융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이후 지속 성장해온 은행업의 대출 성장이 내년에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내년 가계대출 전망에 대해 "정책대출 금리 메리트 축소, 당국의 강력한 가계대출 관리 의지로 증가폭이 제한될 전망"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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