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섬' 발언 논란에 "발언자, 집회 안 왔어야"
"난 푸에르토리코 사랑해…최고의 미래 제공할 것"
바이든 '지지자 쓰레기' 발언에 "힐러리보다 나빠"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의 유세장에서 "푸에르토리코는 쓰레기 섬"이라는 혐오 발언이 나와 거센 비판이 이는 가운데, 트럼프 후보가 해당 발언자가 유세장에 오지 말았어야 한다며 거리두기에 나섰다.
29일(현지시각)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후보는 이날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큰 문제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누군가가 고약하거나 멍청한 농담을 하는 걸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후보는 "아마 그는 거기 있어선 안 됐을 것"이라며 "푸에르토리코 주민들은 날 사랑하고, 난 그들을 사랑한다"고 주장했다.
또 "난 히스패닉계와도 좋은 관계를 맺어왔지만, 푸에르토리코와도 정말 좋은 관계를 맺었다"며 "내가 만나는 그 지역 사람들은 날 포옹해 준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ABC 인터뷰에선 문제의 발언을 유세 현장에서 듣지 못했고, 발언자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이후 플로리다 마러라고 기자회견에선 그날 집회에 "사랑이 가득했고, 그처럼 아름다운 행사는 없었다"고 표현했다.
지난 27일 트럼프 후보의 뉴욕 유세장에선 코미디언 토니 힌치클리프가 연단에 올라 푸에르토리코를 "떠다니는 쓰레기 섬"이라고 표현했다.
푸에르토리코 출신뿐만 아니라 히스패닉 유권자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미국 자치령인 푸에르토리코 주민에겐 투표권이 없지만, 미국에 정착해 투표권을 얻은 푸에르토리코계는 600만 명에 달한다.
민주당은 공세에 나섰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거드는 과정에서 "쓰레기는 트럼프 지지자들"이라고 발언해 역공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트럼프 후보는 이를 재빨리 포착해 공격에 나섰다.
트럼프 후보는 이날 저녁 펜실베이니아 앨런타운에서 열린 집회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을 2016년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가 트럼프 지지자들을 "개탄스러운 존재"라고 한 발언과 연결 지었다.
트럼프 후보는 "끔찍하다. 힐러리가 '개탄스럽다'고 말한 다음 구제 불능이라고 말한 것 기억나냐"며 "쓰레기는 더 나쁘다"고 힐난했다.
또 "히스패닉, 라틴계, 우리 푸에르토리코 공동체를 나보다 더 사랑하는 이는 없다"며 "난 지금까지 어떤 대통령보다 푸에르토리코를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푸에르토리코 주민과 히스패닉계 미국인을 위한 최고의 미래를 제공할 것"이라며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는 여러분에게 빈곤과 범죄만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백악관은 이후 성명을 내 '지지자들'(supporters)이 아닌 '지지자의'(supporter's) 혐오스러운 수사를 쓰레기로 비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트럼프 후보는 이날 펜실베이니아 유세에서 민주당이 최대 경합주인 이곳에서 부정행위를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른 나라들이 범죄자들을 미국으로 보내고 있다며 "그들은 우리가 쓰레기장인 것처럼 버리고 있다"라고도 비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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