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親나토 핀란드 대통령 만나 "비자 면제 허용"

기사등록 2024/10/30 12:06:33 최종수정 2024/10/30 17:16:15

3월 취임 스투브 대통령, 중국 국빈방문

시 주석 "전략적 협력 강화 기대"…다자주의·자유무역도 강조

'미래지향적 새 협력동반자 공동사업계획'도 발표

[베이징=신화/뉴시스]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29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중국을 국빈 방문한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스투브 대통령은 중국과 수교 74주년을 맞아 중국을 방문했다. 2024.10.30.
[베이징=뉴시스]박정규 특파원 = 전기차 관세 등을 놓고 중국과 유럽연합(EU)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적극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핀란드 대통령을 만나 전략적 협력 강화를 당부했다. 핀란드에 대한 일방적인 비자 면제도 허용키로 했다.

30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중국을 국빈방문한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시 주석은 핀란드가 중국과 가장 먼저 수교한 서방국가들 중 한 곳이고 중국과 정부 간 무역협정을 체결한 첫 서방국가라는 점을 언급하면서 "핀란드와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미래지향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핀란드 관계가 긴 기간 건강하고 안정적으로 발전하는 가장 중요한 원인은 양국이 항상 상호 존중과 평등을 견지하고 서로의 핵심 이익과 중대한 관심을 배려하기 때문"이라며 친환경·정보기술·디지털경제·인공지능 등의 분야에 대한 협력을 기대했다.

아울러 "중국은 핀란드와 인문 교류를 확대하길 원한다"며 "핀란드를 일방적 비자 면제정책의 범위에 포함시키기로 결정했다"고 언급했다.

시 주석은 또 "중국과 핀란드 모두 평화를 좋아하고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을 주창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핀란드가 중·EU 관계 발전에 적극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지난 3월 취임한 스투브 대통령은 그동안 중립노선을 유지하던 핀란드가 지난해 나토에 가입한 이후 맡은 첫 대통령이다. 스투브 대통령도 취임 이후 나토에 적극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베이징=신화/뉴시스]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이 29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중국을 국빈 방문한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과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스투브 대통령은 중국과 수교 74주년을 맞아 중국을 방문했다. 2024.10.30.
중국은 나토의 세력 확장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데다 전기차 관세 인상 등 EU와의 관계 개선까지 숙제로 안고 있는 만큼 시 주석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일방적 비자 면제 등을 통해 핀란드에 우호적인 제스처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회담에서 스투브 대통령은 "14년 만에 시 주석과 다시 만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경제·무역, 친환경에너지, 지속가능한 발전 등의 영역에서 실무협력을 심화하길 원한다"고 화답했다.

스투브 대통령은 또 "핀란드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한다"며 "EU와 중국의 경제는 긴밀히 연결돼있고 '디커플링'과 '신냉전'은 어느 쪽의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양 정상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등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한 가운데 시 주석은 "핀란드를 포함한 관련 당사국들과 공동으로 노력해 위기의 평화적 해결을 추진하기 위한 적극적인 역할을 계속하겠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밝혔다고 중국 외교부는 덧붙였다.

이날 양 정상은 '중·핀란드의 미래지향적 새로운 협력 동반자 관계의 추진을 위한 공동사업계획(2025∼2029)'을 발표했으며 교육·수자원관리·환경보호·순환경제·농식품 등의 분야에 대한 협력문서 서명식에도 참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k76@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