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따블 성공 시 지분가치 2990억→1조1960억 '껑충'
IPO 시장 침체·우리사주 청약 미달 등은 리스크 요인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더본코리아는 지난 28~29일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을 진행한 결과 772.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에 따른 청약증거금은 약 11조8238억원이 모였다. 청약 건수는 67만3421건으로 집계됐다.
앞서 더본코리아는 지난 18일부터 24일까지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2216개 기관이 참여해 경쟁률 734.67대 1을 기록했다. 희망 공모가 밴드인 2만3000~2만8000원의 상단을 초과한 3만4000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상장 후 시가총액은 약 4918억원이 될 전망이다.
최근 국내 증시가 약세 흐름을 지속하면서 기업공개(IPO) 시장 분위기도 얼어붙은 상황이지만, 최근 넷플릭스 요리 경연 프로그램 '흑백요리사'의 인가와 함께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이름값에 따따블을 기대한 뭉칫돈이 공모 청약에 대거 몰려든 것으로 풀이된다.
관심은 상장 이후에도 주가가 긍정적인 흐름을 나타낼 수 있을지 여부에 모인다. 만약 더본코리아가 상장 첫날 따따블에 성공할 경우 백 대표의 보유한 주식 가치는 단숨에 1조원을 넘기게 된다. 공모가 기준 백종원 대표의 지분가치는 2990억원(879만2850주) 수준으로 공모 후 지분율은 60.78%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더본코리아의 상장 첫날 유통 물량은 19.67% 수준으로 통상 신규 상장 기업의 첫날 유통 가능 물량이 20~30%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유통 물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셈이다.
또 백 대표가 출연한 넷플릭스 요리 경연 프로그램 '흑백요리사'가 현재 대중의 관심에 정점에 있는 점도 투자심리 측면에서 긍정적인 요소다.
다만 최근 IPO 시장 분위기가 다소 침체돼 있는 점과 청약 과정에서 흥행을 기록했지만 상장 이후에는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는 점은 더본코리아의 흥행 가능성을 저해하는 요인이다.
실제 지난 3분기 중 공모 청약에서 2126.5대 1의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하스의 경우 공모가 1만6000원으로 상장했지만 석 달여가 지난 현재 주가는 8000원대까지 하락해 거의 반토막났다. 앞서 지난 7월 청약 증거금을 6조원 가까이 끌어모으며 기대주로 주목 받았던 피앤에스미캐닉스 역시 상장 이후 현재까지 50% 넘게 폭락했다. 그나마 지난 8월21일 상장한 티디에스팜이 따따블에 성공하며 청약에서의 흥행(경쟁률 1608.2대 1)을 이어갔다.
여기에 우리사주 청약에서 대량의 실권주가 발생한 점도 우려를 키운다. 우리사주를 청약할 경우 1년 간 주식을 보유해야 한다.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직원들 사이에서 장기 기대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보는 시각이 많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증권가에서는 더본코리아의 기업가치가 다소 높은 수준이지만 상대적으로 유통 물량이 적어 상장 첫날 주가 변동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더본코리아의 내년 실적 전망치에 글로벌 프랜차이즈 평균 PER(주가수익비율) 30배를 30% 할인한 20배 적용 시 적정 주가는 4만5000원으로 공모가 대비 32%의 상승 여력이 있다"면서도 "다만 음식료 평균과 프랜차이즈 피어 교촌에프앤비의 PER을 고려하면 높은 수준으로 단기 주가 변동성이 높을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김진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에서의 공고한 지위와 해외 시장 성장 모멘텀은 국내 유사 업체 대비 높은 멀티플을 정당화시켜 줄 수 있는 요인"이라면서 "적은 유통물량으로 인해 상장 초기 주가 변동성이 높을 것이라 전망한다"고 내다봤다.
한편, 더본코리아는 이날 납입을 거쳐 다음 달 6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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