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투아니아 NGO 블루옐로 조나스 오만 대표
자국 LRT 방송 인터뷰 “최대 8만 8000명 투입”
“한국도 참전해 남북한 군 전쟁할 가능성도”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에 북한 병사 파병 보도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리투아니아 비정부기구(NGO) 블루옐로 대표 조나스 오만은 이미 북한군과 첫 전투가 벌어졌으며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블루옐로는 2014년부터 우크라이나군을 지원해 왔다. 우크라이나의 의사 결정권자뿐만 아니라 최전선 정보에도 직접 접근할 수 있다고 한다.
오만 대표는 28일 자국 공영방송 LRT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5일 우크라이나군이 점령 중인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서 북한군과 첫 전투가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LRT는 오만 대표가 이전에도 여러 차례 우크라이나 정보원 및 군 정보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는데 이후 사실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오만 대표는 인터뷰 도중 도네츠크의 전장에서 획득했다는 인공기 사진 등을 내보이기도 했다.
그는 한국도 전쟁에 참전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 ‘제3차 세계대전’에 단계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오만 대표는 도네츠크 지역에서 인공기를 탈취한 우크라이나 군인들로부터 받은 영상과 사진, 북한군과 싸우기 위해 블랙호크 헬리콥터를 파견하는 모습 등을 방송에 공개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인들은 포로로 잡힌 적(북한 병사)들과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 한국어를 배워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오만 대표는 북한 병사들에게 부랴트 공화국 신분을 나타내는 가짜 여권을 주어 신분을 숨기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LRT 방송이 전한 오만 대표와의 일문일답.
◆ “25일 전투에서 한 명 빼고 모두 사망, 8만 8000명 보낼 계획”
-북한 병사들이 어디까지 투입됐나?
우리는 6개월 전 북한 병사의 투입 징후를 전달받았다. 당시 북한군은 벨라루스에서 벨라루스 부대와 함께 훈련을 받고 있었다. 구체적으로 제103 벨라루스 공수여단 ‘비쳅스크’를 들 수있다.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에 있다는 소문도 있었다. 그러나 거기에는 진지를 구축할 러시아 엔지니어가 없다.
내가 아는 한 한국인(이하 북한인) 한 명이 몇 달 전에 우크라이나에서 (드론 공격으로) 사망했다. 군복만 보면 북한군임을 알 수 있다. 특정 표시가 있다는데 아직 보지는 못했다.
(그는 북한군이 모두 몇 명이나 투입됐는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몇 주 전 우리는 북한군이 블라디보스토크로 이송될 것이라는 신호를 받았다.
처음에는 1만 5000명, 그 다음에는 1만1000명∼1만 2000명이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지금 내가 아는 한 북한은 8만 8000명을 보낼 계획이다. 이건 길거리 소식이 아니라 첩보정보다.
지난 25일 북한 병사들과 처음 접촉(전투)이 이뤄졌고 그들이 부랴트족으로 신분을 속이려 한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내가 아는 한 북한군 중 한 명을 제외하고 모두 사망했다. 한 명의 생존자는 부랴트 시민이라는 문서를 가지고 있었다. 브랴트족은 동남 시베리아 토착 몽골계 민족이다.
◆"러시아는 3차대전 두려워 하지 않아 북한 끌어들여"
-우크라군은 북한군 병사를 어떻게 상대했나?
일부 우크라 특수부대가 쿠르스크로 이동했다. 북한군이 항복하면 좋은 조건을 주겠다고 설득하되, 항복 안하면 (그들을) 사냥할 것이라고 명백히 밝힐 것이다.
쿠르스크는 단지 실험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북한군은 ‘미끼’로 사용될 것으로 믿어진다.
성과가 있다고 판단되면 (북한군은) 중대 또는 대대 수준에서 병렬 또는 러시아 군대와 별도로 편제될 수 있다.
북한군 파병에 대해 러시아도 우리도 어찌 될지 모르는 첫 번째 단계이다.
러시아는 더 이상 세계 대전을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에 북한을 끌어들이고 있다는 매우 불길한 말도 있다.
- 러시아는 언어가 다른 북한 병사를 어떻게 다루나?
우리는 북한군이 상륙정이나 대형 안토노프 AN-124 항공기로 수송되는 기지가 4개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들은 약간의 훈련을 받고 전쟁에 투입된다.
러시아 지휘관들은 한국어를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북한인들이 자기 뜻대로 내버려두는 경우도 있었다. 러시아인들에게 큰 골칫거리인 것 같다.
우리가 아는 한 북한인들은 러시아 무기를 사용하고 있다.
북한군 수뇌부가 전쟁에 참여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우리는 북한 병사들이 항복하면 그들의 가족이 고통을 받게 될 것이라는 경고를 받는다고 들었다.
◆ "머지않아 두 개의 한국이 반대편에 서게 될 것"
-북한군 파견으로 북한이 얻는 이익은 무엇인가?
최악의 시나리오는 핵기술을 대가로 받는 것이다. 북한에게 우크라이나 전쟁은 금광이다. 포탄과 병사를 제공하고 자원과 돈을 얻는다.
동전의 다른 면도 있다. 한국이 무기와 전문가를 우크라이나에 보내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몇 달 전 한국 분석가와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들은 이번 전쟁을 일종의 한국 전쟁의 연속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머지 않아 두 개의 한국군이 반대편에 서게 될 것임을 알 수 있다.
◆ "한국 개입할 가능성 매우 높다고 생각"
-북한군의 개입이 러시아에 주는 의미는?
러시아의 약점을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다. 군인이 필요하고 미끼가 필요하며 우방국에게 의지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러시아는 북한군 투입으로 서방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일종의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어쩌면 러시아는 북한 이란 등에서 더 큰 갈등이 일어나는 것을 원할 수도 있다. 게임적인 측면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서구의 반응은 더 일찍 나왔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방공 시스템 제공이나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훈련을 위해 군인을 서부 우크라이나로 이송해야 했다.
-우크라이나 편에서 전쟁에 참여할 국가가 있나?
한국이 개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한다. 리투아니아와 다른 발트해 연안 국가도 정신을 차리고 병력을 우크라이나로 보내기 시작했으면 좋겠다. 하지만 아직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
◆ “벨라루스군 개입 가능성 낮아, 루카센코는 푸틴 아니다”
- 예전에는 벨라루스군이 개입할 수도 있다고 했는데 어떤가?
벨라루스는 이제 큰 시험대가 됐다. 알렉산드르 루카센코 대통령은 자국 군인들이 우크라이나로 가는 것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는 우선 국민들의 반응을 두려워한다. 벨라루스인과 우크라이나인이 서로 죽이기 시작하면 어떻게 되나. 루카센코는 블라디미르 푸틴이 아니다.
병력 파견 등 적극적인 참여는 그에게 루비콘 강을 건너는 것과 같다. 내부적으로 2020년 시위가 있었다. 병력 파견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오만 대표가 방송에 공개한) 인공기는 우크라이나가 점령한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에서 온 것인가?
도네츠크의 언덕에 매달려 있던 것이다. 그곳에 북한군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왔을 때 그들은 인공기 깃발을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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