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 입헌민주 모두 의석 과반 미달…야당·무소속 합종연횡이 변수
입헌민주, '反자민' 野결집 총력…자민, 국민당 다마키 총리 추대 경계
일본정부·여당은 다음달 11일 특별국회를 소집하기로 방침을 굳혔다. 회기는 11월14일까지 나흘 간으로 소집일인 11일에 총리지명 선거를 실시할 예정이다.
◆자민·입헌 양당 모두 의석 과반 미달…국민당 동향이 관건
요미우리에 따르면 총리지명 선거에서는 연립정권을 구성하고 있는 자민, 공명 양당이 자민당 총재인 이시바 총리에게 투표할 방침이다.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 공명 양당은 총 의석수 465석의 과반수(233석)에 미치지 못하는 합계 215석이기 때문에, 여당 계열 무소속 당선자를 포함해도 총리 선출에 필요한 '투표 총수의 과반수'는 채울 수 없는 정세가 되고 있다.
통상적으로는 각 당마다 소속 정당의 당수(대표)에게 각각 투표하기 때문에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148석)의 노다 대표가 이시바 총리에 이어 2위를 차지해 이시바 총리와 노다 대표의 결선투표가 실시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결선투표는 표가 많은 쪽이 선출되고 2명 이외의 이름을 적은 것은 무효표가 되기 때문에 야당의 대응이 갈리면 이시바 총리가 선출되는 흐름이라고 요미우리가 전했다. 일본의 총리 선거는 종이에 연필로 이름을 쓰는 방식이다.
다마키 유이치로 국민민주당 대표는 29일 기자회견에서 "1회째도(결선 투표의) 2회째도(쓰는 것은) 다마키 유이치로다"라는 방침을 나타냈다. 국민민주당의 신바 가즈야 간사장도 같은 날 BS-TBS 프로그램에서 입헌민주당 측에 "노다(대표)라고 쓸 수 없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이 경우, 국민당의 28표는 무효표가 되기 때문에, 만약 국민당 이외의 야당이 공조해 노다 대표를 차기 총리로 썼다고 하더라도, 노다 대표의 득표수는 이시바 총리에 못 미칠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마이니치신문은 국민민주당의 방침을 두고 "총리 지명 선거에서 1차 투표에서 과반수를 얻은 의원이 없어 결선투표가 될 경우에도 무효표를 던져 이시바 지명자의 선출을 사실상 방해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고 해석했다.
일본 중의원 의석수는 총 465석 중 여당 215석, 야당·무소속 250석으로 나뉜다.
정당별로는 자민당 191석, 공명당 24석으로 양당을 합치면 215석이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은 148석, 정국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민주당은 28석이다.
다마키 대표는 "만약(다른 당수의 이름을) 써 주었으면 한다고 하는 이야기가 있으면 커뮤니케이션은 해 나가고 싶다"고도 말해 이시바 총리라고 쓸 가능성도 배제하고 있지 않다고 요미우리가 전했다. 국민민주당의 방침에 대해 "자민당을 이롭게 할 뿐이다(입헌민주당 간부)"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결선은 자민당 총재인 총리와 입헌민주당의 노다 요시히코 대표 등 2명으로 압축될 전망"이라며 "결선에 남은 2명 이외의 이름을 적은 표는 중의원 규칙에 의거해 무효가 된다. 다마키 대표가 결선에 남지 않으면 무효표가 돼, 결과적으로 제1당인 자민당이 지지하는 총리의 재지명을 뒷받침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자민당은 무엇보다 결선투표에서 국민민주당을 포함한 주요 야당이 협력하는 경우를 계속 경계하고 있다. 국민민주당과 일본유신회, 공산당 등 6당이 제휴해 노다 대표에게 표를 던지면 232표가 돼, 이시바 총리는 웃도는 표 계산이 가능하다.
참의원에서도 실시되는 지명 선거에서는 여당이 과반수를 차지하기 때문에, 이시바 총리가 선출될 전망이다. 다만, 최종적으로는 헌법의 규정으로 중의원의 지명이 더 우선시되기 때문에, 야당이 결집하면 노다 총리가 탄생하는, 정권 교체 시나리오도 있을 수 있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공산당은 결선 투표에서 입헌민주당에 대한 협력을 부정하고 있지 않고 있고, 사민당도 노다 대표에게 투표할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일본유신회는 태도를 분명히 하지 않고, 자민당을 견제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중의원은 자민·공명의 215석에 비해 야당이 238석을 차지하는데, 야당 의석수에서 국민민주당의 28석을 제외하면 최대 210석으로 자민·공명의 의석수를 밑돈다"며 "이 밖에 무소속 의원이 12명 있는데, 입헌민주당에게는 무소속 의원의 협력을 얻어 총리의 표를 능가할 수 있을지가 초점이 된다"고 짚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이번 중의원 선거에서 정당 요건을 충족시킨 일본보수당의 햐쿠타 나오키 대표가 29일 기자회견에서 "자민당과의 제휴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연대 가능성을 부정했다.
햐쿠타 대표는 "자민당의 정치를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일어선 정당"이라며 자민당과의 제휴는 "설립 취지와 반하므로 기본적으로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입헌민주, 정권 교체 위해 국민당 다마키 대표에 총리 양보하고 연립정부 주도?
국민민주당이 집권 자민당과 제1야당 입헌민주당 양 당으로부터 동시에 구애를 받을 만큼 존재감이 높아지자, 일본 정치권 일각에서는 다마키 총리론도 물밑에서 거론된다.
마이니치는 "이시바 정권 존속을 용인하는 자세를 보이는 다마키 대표지만 자민당 내에는 야당 각 당이 다마키 대표를 총리로 거느리는 '다마키 총리 지명'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며 "가령 입헌민주당·일본유신회·국민민주가 다마키 (총리)후보 지명에 합의하고 레이와신센구미나 야권 무소속 등이 가세하면 이론상 결선투표에서 이시바 후보 득표를 앞설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1993년 7월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은 과반수를 밑돌았고, 특별국회의 총리 지명 선거에서는 비(非)자민 성향의 '7당1회파'가 일본신당의 호소카와 모리히로 대표를 총리로 선택하면서 호소카와 내각이 출범했다. 이 때, 구심점으로 움직인 인물이 현재는 입헌민주당의 종합선대본부장 대행을 맡고 있는 오자와 이치로였다.
자민당의 한 중진은 마이니치에 "오자와가 '다마키 총리 지명'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고 경계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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