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이태원 참사 2주기 추모식서 진상 규명·재발 방지 한 목소리

기사등록 2024/10/29 13:41:30 최종수정 2024/10/29 15:02:16

우원식 "국회가 이태원 참사 진실을 밝히는 길로 나아갈 것"

여 "다시는 참사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 또 다짐"

야 "정부, 이태원 참사 책임 회피만…특조위 제대로 운영해야"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우원식 국회의장과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 참석자들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10.29 이태원참사 2주기 국회 추모제에서 묵념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10.2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재우 하지현 김경록 기자 = 여야는 이태원 참사 2주기인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추모제를 열고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 등을 약속했다. 다만 야당은 윤석열 정부가 참사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대통령 대국민 사과와 행정안정부 장관 해임도 촉구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추모사에서 "1주기 추모식은 국회에서 열리기는 했지만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주최하는 형식을 띠었다"며 "2주기 추모식은 이제 국회가 주최하고 하는 행사로 국가의 중요한 기관이 공식적으로 나서서 추모하는 행사"라고 말했다.

이어 "국가의 책임이 부재했던 시간이었다'며 "그 기막힌 슬픔과 고통을 온몸으로 겪어낸 유가족과 피해자들에게 대한민국 국회를 대표해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우 의장은 "어떤 은폐와 왜곡, 지연과 방해 없이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조사위원회가 자신의 책임을 다하도록 최선을 다해 국회가 역할하겠다. 그리해 여러분과 함께 진실을 밝히는 길로 나아가겠다"며 "희생자와 생존 피해자들에게 우리 사회가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고 분명하게 말하는 시간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추모사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보호하는 것이야말로 국가가 존재하는 이유다. 무고한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겠다"며 "159개의 숨이 별이 된 지 2년, 다시는 이와 같은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할 뿐"이라고 다짐했다.

이어 "당연하다고 믿었던 일상에 대한 의심을 갖게 한 그날의 참사를 우리 모두 기억하고 있다"며 "기억의 힘은 강해서 그 기억들이 계속 모여진다면 이런 참사로부터 일상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 원내대표는 "지난 5월 여야 합의로 이태원 참사 특별법이 통과돼 이태원 참사 특별 조사위원회가 출범했다"며 "피해 구제 심의위원회와 추모위원회도 조만간 출범하게 된다. 관련 위원회가 독립적으로 주어진 역할을 차질 없이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도 밝혔다.

야권은 이태원 참사 2주기를 맞은 29일 정부가 참사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조속히 진상 규명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2주기 국회 추모제에서 "참사 이후 대응은 왜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는가. 왜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나"라고 물었다.

박 원내대표는 "이태원 참사로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 동료를 떠나보낸 수많은 국민이 2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매순간 고통을 삼키며 되묻는 질문"이라며 "이태원 참사는 윤석열 정부의 무대책과 무능력, 무책임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10·29 이태원 참사가 국가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발생한 인재라는 증거가 차고 넘친다"며 "참사 이후 정부의 수습 과정도 너무나 무능했다. 책임져야 마땅할 권력은 여전히 책임 회피에만 급급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2년이 지나도록 참사의 온전한 진상규명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며 "지난 국회 임기 종료를 코앞에 두고 이태원 참사 특별법이 어렵게 통과됐지만 특별조사위원 임명은 지체됐고 예산과 인력 지원은 아직 요원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참사의 원인을 명명백백하게 밝혀내고 책임져야 할 자들이 합당한 책임을 지도록 만드는 것이 국회의 소명이자 살아남은 우리의 책임"이라고 했다.

그는 "특조위가 제대로 운영될 수 있도록 국회가 온 마음을 모아야 한다"며 "참사의 진상이 명백히 규명되고 책임자에게 합당한 책임을 물어 유가족의 억울함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 다시는 같은 비극이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

조국혁신당은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법 개정도 거론했다.

황운하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는 "특수본의 수사도 국회의 국정조사도 참사의 진상을 밝히기에 부족했다"며 "책임은 축소됐고 책임 있는 자들의 처벌은 미뤄졌다. 국회 일원으로서 대단히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황 원내대표는 "가장 진정성 있는 추모는 이태원 참사의 진상을 명명백백하게 규명하는 일"이라며 "국회는 무거운 책임으로 특조위의 역할에 힘을 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별법의 한계가 결코 진상규명의 걸림돌이 돼선 안 된다"며 "필요하다면 특별법을 개정해서라도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봤다.

윤종오 진보당 원내대표는 "이태원참사 특별 조사위원회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윤 정부는 특조위가 국가를 대신해 그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을 향해 "지금이라도 이상민 장관을 경질하고 책임자에게 제때 책임을 묻지 않은 것에 대해 유가족과 국민 앞에 겸허하게 사과하라"며 "윤 대통령이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고 촉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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