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vs 고려아연, 공개매수 종료…"이사회로 2라운드"

기사등록 2024/10/28 10:36:17 최종수정 2024/10/28 11:26:16

최윤범 회장 측 1.4% 지분 확대 그쳐

지분율 우위 영풍 측 임시 주총 개최 유력

고려아연 이사회는 주총 거부 가능성

임시주총 개최 여부가 양측 다툼 '분수령'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고려아연 경영권을 두고 최윤범 회장과 분쟁 중인 MBK파트너스·영풍이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할 계획이다. MBK와 영풍은 최대한 빠르게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해 이사회 장악을 노리며 경영권 분쟁의 본격적인 2라운드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서울 종로구 고려아연 본사가 입주한 건물에서 직원들이 오가고 있다. 2024.10.24.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이창훈 기자 = 영풍 측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모두 고려아연 공개매수를 끝낸 가운데, 향후 양측은 고려아연 이사회 장악을 위해 대립할 전망이다.

영풍 측은 당장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영풍 측 인사를 이사회에 대거 진입시키려 할 수 있다.

반면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를 장악하고 있는 최윤범 회장 측은 임시 주총 개최를 거부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에 따라 양측은 고려아연 임시 주총 개최와 관련해 법적 다툼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과 사모펀드 베인캐피탈은 이달 4일부터 23일까지 진행한 고려아연 자사주 취득 공개매수 청약 결과, 발행 주식의 총 11.26%에 해당하는 233만1302주가 청약했다고 밝혔다.

최 회장 측은 당초 주당 89만원에 고려아연 발행 주식의 20%(자사주 17.5%, 베인캐피탈 2.5%) 매수가 목표였는데, 자사주 9.85% 매수, 베인캐피탈 1.41% 취득에 그쳤다.

최 회장 측은 자사주 매수 후 소각 예정이어서, 실제 늘어나는 우호 지분은 베인캐피탈이 확보한 지분 정도다. 베인캐피탈이 취득한 고려아연 지분 1.41% 정도를 추가 우호 지분으로 확보한 것이다.

최 회장 측 지분율에 현대차, 한화 등을 비롯한 고려아연 지분율 0.1% 이상의 주요 지분율을 모두 합하면 35.4% 정도다. 고려아연 주요 주주 모두가 최 회장 측을 지지한다고 가정해도 영풍 측 지분율이 38.47%로 3%p 더 앞서는 것이다.

◆영풍, 임시 주총 개최 시도
영풍 측은 이처럼 지분율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어, 고려아연 임시 주총 개최에 적극 나설 전망이다.

MBK파트너스는 최 회장 측이 공개매수 결과를 공시한 이날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통해 주주들에게 고려아연 기업 거버넌스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개선하려고 하는지, 최 회장의 전횡으로 무력화됐던 이사회 기능은 어떤 방법으로 회복시키고자 하는지 상세히 말씀드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영풍 측은 임시 주총을 개최해야 영풍 측 인사를 이사회 이사로 신규 선임할 수 있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 이사 13명 중 12명은 최 회장 측 인사다. 영풍 측이 신규 이사 선임으로 이보다 더 많은 이사회 이사를 선임해야만 주요 안건의 의결권 확보가 가능해진다.

영풍 측은 고려아연 정관에 이사회 이사 수 제한이 없기 때문에 임시 주총에서 12명의 신규 이사를 선임해 이사회 과반을 장악한다는 입장이다. 이후 최윤범 회장의 해임을 이사회 안건으로 올릴 수 있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영풍-MBK파트너스 연합과 경영권 분쟁 중인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자사주 매입 계획 등 경영권 방어 방안에 대한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10.02. bluesoda@newsis.com

◆임시 주총 개최 둔 법적 공방 유력
영풍 측이 고려아연 임시 주총 소집을 요구하면, 최 회장 측이 현재 장악한 고려아연 이사회는 주총 소집을 거부할 것이 확실시 된다. 이에 영풍 측은 법원에 임시 주총 허가를 신청할 전망이다.

양측은 이미 지난 3월 양측 동업의 상징인 서린상사 임시 주총 개최를 두고 한 차례 충돌한 바 있다.

당시 서린상사 최대주주인 고려아연은 서린상사 경영권 확보를 위해 임시 주총 개최를 요구했으나 이사회 결의를 거치지 못해 주총은 열리지 않았다. 서린상사 이사회의 영풍 측 이사들이 이사회에 출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고려아연은 3월 법원에 임시 주총 소집 허가를 신청했고, 법원은 두 달 뒤인 5월에 소집을 허가했다. 6월 서린상사 임시 주총을 연 고려아연은 신규 이사 선임 등을 거쳐 서린상사 경영권을 확보했다.

법원이 이처럼 서린상사 임시 주총 개최와 관련해 서린상사의 최대주주인 고려아연 측 요청을 받아들인 만큼, 이번 고려아연 임시 주총 개최에서는 역시 최대주주인 영풍 측 입장을 들어줄 가능성이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hun8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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