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테헤란 방공망 표적…2·3차 미사일 시설
이란 "성공적 대응" 선전…사망자 4명으로
"이라크 영공서 공격…미국 공모한 게 분명"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은 3차에 걸쳐 총 20곳가량을 표적으로 실시됐다.
26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을 종합하면 이스라엘은 이날 새벽 '회개의 날'(Days of Repentance) 작전을 개시, 3차례에 걸쳐 이란의 주요 군사 시설을 공격했다.
복수의 이스라엘 관료들에 따르면 전투기와 드론을 포함해 100대 이상의 전투 목적 항공기가 이스라엘에서 이륙했다.
이란 동맹들에 의한 요격을 막기 위해 먼저 전투기가 시리아와 이라크 방공 포대와 레이더를 목표로 삼았다. 길을 확보한 제트기들은 이스라엘에서 1600㎞ 넘게 떨어진 이란을 향해 날아가 이란의 방공 시스템을 타격했다.
2차와 3차 공격에선 이란의 장거리 미사일 생산 기지와 드론 관련 시설을 겨냥했다. 생산 공정의 핵심 부품을 파괴하기 위한 공격이었다고 한다.
NYT는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관료 두 명을 인용해 테헤란 지방에서 표적이 된 시설 중엔 수도 일부를 방어하는 이맘 호메이니 국제공항의 S-300 방공망이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테헤란에서 IRGC 미사일 기지 최소 3곳이 공격받았다며, 2차 공격에서 이스라엘 드론이 테헤란 외곽의 파르친 비밀 군사 기지를 표적으로 삼았다고 전했다.
파르친은 테헤란에서 남동쪽으로 약 30㎞ 떨어진 군사 단지로, 미사일 생산 단지와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진 곳이다.
이스라엘 와이넷은 이 기지가 "보안 시설로도 불리며, 핵기술과 함께 미사일 및 자살 드론 기술을 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관료들은 이번 공습으로 석유 및 가스 생산 시설 등 에너지 인프라는 피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이나 석유 시설을 공격할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에서 이를 만류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수용한 뒤 미국으로부터 무기와 병력 등을 지원받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격은 오전 6시께 완료됐다. 총 20곳가량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관료들은 전했다.
피해 범위는 불분명하다.
이란 방공사령부는 성명을 내 이스라엘의 공격을 성공적으로 요격했으며, 군인 2명이 사망하는 등 제한적 피해가 발생했다고 일축했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이후 사망자를 4명으로 보도했다.
이란이 밝힌 공습 지역은 테헤란과 서부 일람주, 남서부 후제스탄주 군사 중심지다.
이란 석유부는 석유 시설은 손상되지 않았으며, 석유 산업이 정상적으로 활동 중이라고 밝혔다. 이란 전력망 관리회사도 전력망이 정상 상태라며 특별한 문제가 보고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만 이스라엘 전투기가 이라크 영공에서 자국을 공격했다며 미국이 공모한 게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주유엔 이란 대표부는 이날 엑스(X, 옛 트위터)를 통해 "시오니스트 정권(이스라엘)의 전투기는 이란 국경에서 약 70마일(약 120㎞) 떨어진 이라크 영공에서 이란의 여러 군사 및 레이더 시설을 공격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이라크 영공은 미군의 점령, 지휘 및 통제 하에 있다"며 "이 범죄에 미국이 공모한 게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온라인 브리핑에서 미국이 이번 군사 작전에 참여하지 않았다며 관련성을 부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ey1@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