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금지 조치에 中 트랜스젠더 톱스타 반발…"권력 남용 중단하라"

기사등록 2024/10/26 15:09:12 최종수정 2024/10/26 15:42:17
[서울=뉴시스] 중국 최초 트랜스젠더 무용수이자 성소수자의 아이콘으로 알려진 진싱의 수술 전과 후의 모습. (사진=SCMP)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황소정 인턴 기자 = 중국 최초 트랜스젠더 무용수이자 TV 진행자인 진싱이 성소수자를 지지하는 입장 때문에 남부 도시 광저우에서 공연하는 것이 공식적으로 금지됐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에 진싱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적으로 설명을 요구하면서 성소수자에 대한 반대 정서가 팽배해졌다고 SCMP는 전했다.

이 일은 지난 22일 웨이보에서 약 1400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는 진싱이 연출과 주연을 맡은 연극이 오는 12월 예정된 광저우시 문화관광국으로부터 공연 허가를 거부당한 사실을 폭로하면서 불거졌다.

이 연극은 조우의 고전 '일출'을 각색한 것으로 지난 2021년 5월 상하이에서 초연된 이후 베이징, 샤먼, 쑤저우, 청두, 충칭, 난징 등 중국 주요 도시에서 호평을 받았다.

진싱은 "내가 직접 연출하고 주연을 맡은 연극 '일출'이 개인적 사유로 거부됐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거부당한 진짜 이유를 제시하고 권력 남용을 중단하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4년 동안 전국을 순회하며 관객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며 "이 연극이 광저우에서 승인을 거부당한 이유가 무엇인지 답변해달라"고 재차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관광국 직원은 지난 23일 모던 익스프레스와의 인터뷰에서 "공연 승인 절차는 개인에 의해 단독으로 처리되지 않으며 거부는 신청 서류가 불완전하기 때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광저우의 금지 조치가 진의 성소수자 지지 입장 때문이라고 추측이 나왔다. 실제 그는 지난 1월 13일 타이위안 공연 당시 성소수자 권리를 홍보하기 위해 '사랑은 성별과 무관하다'는 메시지가 적힌 무지개 깃발을 들었다.

웨이보에서 100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한 군사 블로거는 "거부는 법적으로 정당하다"며 "전통적으로 중국 윤리적 가치관이나 현행 법률 및 규정의 관점에서 볼 때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공인으로서 성소수자를 공개적으로 홍보하는 것은 대중의 도덕을 오염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막는 것은 정당하다"고 강조했다.

1967년 중국 동북부 선양에서 태어난 진싱은 중국 최초의 트랜스젠더 연예인이자 성소수자의 아이콘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1995년 4월 베이징의 한 병원에서 성전환수술을 받았다. 촉망받던 무용수인 진싱은 수술 중 간호사의 실수로 의료 장비가 왼쪽 다리를 16시간 동안 눌러 마비가 생겼다. 그러나 이후 1년 만에 재활에 성공, 중국 첫 트랜스젠더 무용수로 활동했다.

진싱은 2004년 2월 파리에서 상하이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독일 국적의 하인츠 게르트 오이드만이라는 남성을 만났다. 두 사람은 2005년 결혼했고, 오이드만은 중국으로 이주했다.

그러나 이들은 결혼 1년 만에 이혼했다. 자녀의 호적 문제를 해결하고 큰 아들의 학업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서였다. 외국인인 오이드만은 국제 입양 자격을 얻기 위해 1년을 기다려야 했다.

두 사람은 이혼 후에도 공동 양육을 계속했고 이탈리아에서 2018년 비밀리에 재혼했다. 진싱은 오이드만의 생일인 지난달 11일 웨이보를 통해 재혼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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