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출생아 수 작년보다 5.9% 증가…"희소식"
인구전략기획부 설립 개정안 7월 발의됐지만
소관 상임위원회서 아직 본격 논의되지 못해
행안부 "야당 등 국회 협조 구해서 내달 통과"
2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8월 출생아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24명(5.9%) 증가한 2만98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7월에 이어 2개월 연속 1000명 이상 넘게 증가한 것으로, 일각에서는 하반기까지 증가세가 계속되면 연간 합계출산율이 9년 만에 하락세를 멈출 것이라고 기대 중이다.
'합계출산율'은 여성이 가임 기간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자녀 수인데,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2015년(1.24명)을 정점으로 지금까지 계속 내리막세다.
이에 맞춰 정부가 추진 중인 인구전략기획부 신설 논의도 탄력을 받을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 7월1일 행정안전부는 저출생·고령화 등 인구 문제를 총괄하는 부총리급 부처인 인구부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어 같은 달 11일 이를 위한 정부조직법·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 개정안이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 대표로 발의됐지만 현재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법안이 발의되면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기까지는 통상 시간이 걸린다"며 "지금은 또 국정감사 기간이라 다음 달부터 상임위 심사가 진행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인구부는 저출생 문제 심각성에 비해 이를 책임지고 다룰 부처는 없다는 문제 의식에서 기획된 부처다.
그간 정부는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수조원에 이르는 국고를 매년 투입해왔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내지 못했다.
일·가정 양립, 양육·돌봄과 같이 저출생과 밀접하게 연관된 사업들이 여러 부처에 산발적으로 흩어져있어 효과적인 대응이 어려웠다는 점이 그 원인 중 하나로 꼽혔다.
현재도 대통령 직속 기구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고위)가 큰 틀에서 저출생 정책을 심의·조정하고 있지만 사업을 직접 추진하거나 집행할 권한은 없어 '컨트롤타워'로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5월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저출생 문제를 총괄할 부처를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혔고 이후 후속 절차들이 이어졌다.
인구부 설립안은 인구부에 예산 사전 심의·배분·조정 권한을 부여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보면 중앙 행정기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일·가정 양립, 양육·돌봄, 주거 등 저출생 관련 사업에 대한 예산요구서를 매년 5월31일까지 인구부 장관에게 제출하도록 돼있다.
인구부 장관은 이를 심사해서 연도별 시행계획을 짠 뒤 인구위기대응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매년 6월30일까지 기재부 장관에게 통보해야 하며 기재부 장관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
예산 편성 권한은 국가재정법에 따라 기획재정부가 갖는데, 저출생 관련 사업만큼은 인구부가 예산 심의 주도권을 쥐도록 설계한 것이다.
또 인구부는 저출생뿐만 아니라 고령화 대응과 인력·이민 등 인구정책 전반을 포괄하는 방향으로 기획돼있다. 인구정책 기획, 평가, 예산배분·조정과 사회부총리 기능을 수행하되 구체적인 정책과 사업은 각 부처가 담당한다.
인구 문제가 한국의 최우선 과제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는 만큼 야당에서도 인구부 설립을 큰 틀에서는 반대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인구부가 다룰 의제와 정책 범위 등 각론에 있어서는 정부·여당과 각을 세울 수 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지난달 25일 방송기사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인구전략기획부 신설에 대해 "그걸 만든다는 것에 대해 동의한다"면서도 "여성가족부의 여성, 가족 , 아동, 인권 중요 의제들을 다 담고 있어야 하고 국회에서 논의하는 법들과 유기적으로 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행안부는 국감 이후 다음 달 정기국회에서 정부조직법과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 개정안도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의 희망대로 개정안이 다음 달 여야 합의로 처리되면 인구부는 내년 2월 출범하게 된다. 개정안이 '공포 후 3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는 부칙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야당의 반대로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면 인구부 출범 시기도 내년 상반기 이후로 미뤄질 전망이다. 한편 정부는 지난달 말 국무총리 소속 인구부 설립 추진단을 출범시켜 본격적인 출범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11월에 예산안, 법안소위 심사와 함께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구체적으로 논의될 것 같다"며 "법안이 제대로 논의될 수 있도록 국회의 협조를 최대한 구해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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