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대책 끝까지 '책임 있게'

기사등록 2024/10/25 14:50:00
[서울=뉴시스]박지혁 기자 =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의 시간이 다가오는 가운데 아시아나항공의 잔여 마일리지 사용과 그 가치를 놓고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항공권 구매와 제휴카드 사용 등으로 마일리지를 살뜰하게 모았지만 정작 쓸 곳이 마땅치 않다는 지적이다.

마일리지 좌석은 턱없이 부족해 구매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마일리지 이슈로 빨리 사용하려는 수요까지 몰리면서 좌석 예약은 더 어려워졌다.

여기에 마일리지를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었던 기존 사용처마저 속속 중단돼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를 대체할 마일리지 전용 쇼핑몰인 'OZ마일샵'을 열었지만 품목 수가 적고, 품절이 잦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평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올 상반기 기준 이연수익은 9758억원으로 1조원에 육박한다. 이연수익은 고객들이 사용하지 않은 마일리지라는 의미다.

항공사는 마일리지를 이연수익으로 보고, 재무제표에선 부채로 간주한다. 승객이 항공권을 구매할 때, 마일리지 금액만큼을 수익으로 환산하지 않고, 향후 사용시 수익으로 인식한다.

지금처럼 항공권 구매가 어렵고, 사용처가 부족한 상황은 아시아나항공 고객들에게 약 1조원이 묶여있는 형태라고 봐도 무방하다.

아시아나항공에도 바람직하지 않다. 미사용 마일리지는 부채로 인식되는 만큼 합병을 앞두고 마일리지를 최소화하는 게 유리하다.

장기적으로 합병 과정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가치 산정을 놓고도 진통이 예상된다. 이 역시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보유 고객들에게는 불편한 장면이다.

시장에선 대한항공 마일리지 가치를 훨씬 높게 평가한다. 정치권 일부에서 '등가(같은 가치)' 원칙을 언급하지만 현실적으로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와 대한항공 마일리지의 1대1 통합은 나오기 힘들다. 일례로 적립 신용카드 사용시 대한항공은 이용금액 1500원당 1마일리지를, 아시나아항공은 1000원당 1마일리지를 적립해주는 경우가 많다.

아시아나항공 고객들 입장에선 합병 이후 마일리지가 얼마나 남을지 알 수 없어 불안하다. 이런 복합적인 이유 때문에 가능하면 마일리지를 빠르게 사용하려 한다.

고객 충성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기업의 판매 장려책이 바로 마일리지 제도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보유 고객은 불편함과 답답함만 키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소식까지 들렸다. 한 신용카드사가 이용 금액에 따라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를 적립하는 카드를 출시한 것이다.

이미 있는 마일리지도 못 쓰는 마당에 누가 이 마일리지를 더 모으려 할까.

아시아나항공은 실효성이 떨어지는 자체 쇼핑몰을 시급히 개선하고, 마일리지 사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빠르게 개선해야 한다. 아무리 합병 이슈가 있다고 해도, 아시아나항공이 좀 더 책임감 있는 대책을 강구해주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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