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웅현 TBWA 조직문화연구소장 "모든 직원은 고객, '회사 팬' 만들어야" [뉴시스 포럼-10년후 한국]

기사등록 2024/10/24 17:05:36

뉴시스 창사 23주년 '10년 후 한국' 포럼서 '기업 시대정신' 강연

"사람은 정서로 움직여…머리보다 가슴 지향하는 문화 만들어야"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박웅현 TBWA KOREA 조직문화연구소 소장이 24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뉴시스 창사 23주년 기념 '2024 뉴시스 포럼 10년 후 한국'에서 공감의 조직문화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2024.10.24.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주동일 기자 = "직원들에게 월급 외에 출근할 이유를 줘야 합니다."

박웅현 TBWA 코리아 조직문화연구소 소장이 24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뉴시스 창사 23주년 기념 '2024 뉴시스 포럼 10년 후 한국'에서 직원들을 조직에 남게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그는 "팀장이 좋다던가, 이 일이 날 성장시켜준다던가, 이 일이 좋다던가, 이게 다 여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기업 시대정신' 강연에서 공감의 조직문화를 이야기한 박 소장은 "이 모든 건 우리의 심장 부분에 해당한다"며 "사람은 객관적인 팩트로 움직이지 않고, 정서로 움직인다"고 덧붙였다.

박 소장은 "우리는 너무 머리를 지향했다"며 "사람은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생각해봐야 하는데, 사람은 유기체고 가슴으로 움직인다"고도 말했다.

이날 박 소장은 "공감은 함께 느낀다는 말"이라며 "공감을 어떻게 할지, 어떻게 감정을 밀어 넣을지, 어떻게 그 사람 입장이 될지 고민해야 한다"며 공감에 바탕을 둔 조직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광고회사인 TBWA가 경쟁PT(발표)에서 여러 차례 고배를 마셨던 사례도 이야기했다.

박 소장은 "광고회사는 경쟁PT로 먹고산다"며 "한번은 10번을 연달아 PT에서 떨어진 적이 있는데, 회사 긴장도가 높아졌다"고 회상했다.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박웅현 TBWA KOREA 조직문화연구소 소장이 24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뉴시스 창사 23주년 기념 '2024 뉴시스 포럼 10년 후 한국'에서 공감의 조직문화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2024.10.24. yesphoto@newsis.com

이어 "15회차쯤 되니까 서로를 탓하는 문화가 생겼는데, 결국 20연패가 됐다"며 "그쯤 되면 업계에 '거긴 이제 별로'라고 소문이 나는 게 무서웠다"고 말했다.

박 소장은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해 일본 후쿠오카에 팀장들과 워크숍을 가는 안을 냈다고 설명했다.

평소처럼 서울 근교로 1박2일 워크샵을 떠나자고 하면 "자아비판을 하라는 거냐"며 불만이 나올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그다음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어떻게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이 사람들을 웃게 만들지 고민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박 소장은 첫날 미술팀과 'TBWA 묘비'를 만들었다. 팀장들에겐 흰 국화를 들고 오게 한 뒤 'TBWA 장례식'을 치렀다.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졌고, 이날 찍은 사진이 몇몇 참가자들의 SNS에 올라갔다. TBWA가 이 위기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외부에 전달하기 위해서다.

그는 "그 다음엔 업무 얘기를 전혀 안 하고, 팀장들과 후쿠오카를 돌아다니면서 술을 마시고 잤다"며 "다음날 회의도 일부러 비교적 늦은 오전 10시에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다음 날 회의실은 생일파티처럼 꾸며졌다. 여기저기 풍선을 띄우고, 팀장들에겐 미리 나눠준 샴페인을 들고 오게 했다.

박 소장은 "TBWA가 다시 태어난 생일이라는 의미였다"며 "그제야 팀장들은 이구동성으로 '우리가 떨고 있다'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광고주들의 취향을 지나치게 맞추느라 TBWA가 원하는 걸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박웅현 TBWA KOREA 조직문화연구소 소장이 24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뉴시스 창사 23주년 기념 '2024 뉴시스 포럼 10년 후 한국'에서 공감의 조직문화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2024.10.24. yesphoto@newsis.com

박 소장은 "전략 대신 정서를 이야기했고, 무엇을 전달할지보다는 어떻게 전달할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어 "팩트보다는 분위기를 파악하고, 머리보다는 가슴을 지향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모든 우리 회사 직원은 고객이지, 관리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특히 "회사의 철학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이를 자발적으로 퍼뜨려야 하는 가장 중요한 고객"이라며 "우리는 회사 직원을 우리 회사의 팬으로 만드는 문화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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