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서 유독 작아지는 삼성 박병호, 대구에선 달라질까[KS]

기사등록 2024/10/25 06:00:00

KIA와 KS 2경기서 9타수 무안타 4삼진

지난해까지 KS 통산 타율 0.164, 2홈런 그쳐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19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1회초 2사 2루에서 삼성 박병호가 삼진을 당하고 있다. 2024.10.19.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박병호(삼성 라이온즈)의 '한국시리즈(KS·7전4승제) 징크스'가 올해도 계속되는 모양새다.

박병호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다.

통산 1690경기를 뛰며 403홈런을 날렸다. KBO리그에서 400홈런 고지를 밟은 타자는 '국민 타자'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467홈런)과 SSG 랜더스 최정(495홈런) 뿐이다. 정규시즌 홈런 1위도 6차례나 차지해 통산 최다 홈런 기록도 가지고 있다.

그런 박병호가 유독 작아지는 무대가 있다. 왕좌를 가리는 KS가 그렇다.

박병호는 지난해까지 세 번의 KS를 경험했다.

키움 히어로즈 소속으로 두 차례(2014·2019년), KT 소속으로 한 차례(2023년) KS에 나섰지만, 우승 트로피는 한 번도 들어올리지 못했다.

정규시즌에선 불을 내뿜던 그의 방망이도 세 번의 KS에선 부진을 거듭했다. 지난해까지 KS 15경기 타율 0.164(55타수 9안타), 2홈런 5타점의 성적만 남겼다.

포스트시즌 때마다 약했던 것은 아니다. 준플레이오프(준PO) 통산 성적은 22경기 타율 0.342(79타수 27안타), 9홈런 19타점에 달한다.

그러나 우승까지 단 한 걸음만 남겨 놓은 '최후의 무대'에선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홈런 타자인 그를 묶어내기 위한 상대 배터리의 견제가 더욱 심해진다는 점을 고려해도, '해결사'의 침묵은 큰 아쉬움을 남기곤 했다. 

더욱이 홈런의 효과가 더 큰 단기전에서 장타를 쳐줘야 하는 박병호의 부진은 팀에도 큰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삼성 유니폼을 입고 KS에 나선 올해도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PO)에서 4경기 타율 0.231(13타수 3안타)을 기록했던 박병호는 KIA 타이거즈와 KS에서 침묵만 지키고 있다.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2024 신한 쏠뱅크 KBO 한국시리즈 1차전이 열리는 21일 오후 광주 북구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삼성 박병호가 그라운드 위로 들어오며 동료들과 인사하고 있다. 2024.10.21. leeyj2578@newsis.com

서스펜디드 게임으로 치러진 1차전에서 4타수 무안타 2삼진을 당했고, 이어 열린 2차전에서도 5타수 무안타 2삼진에 그쳤다.

중심 타선과 하위 타선을 연결하는 6번으로 출전하면서 연결 고리 역할을 해주지 못해 부진은 더 도드라졌다.

1차전 팀이 1-0으로 앞서고 있던 6회초 1사 1, 2루에서는 KIA 전상현에 삼진을 당했다.

6회는 이날 승부이 분수령이었다. 서스펜디드 선언 전 6회 무사 1, 2루 찬스를 잡고 있던 삼성은 경기 재개 후 첫 타자 김영웅이 포수 땅볼에 그쳤다. 이어 다음 타자 박병호마저 찬스를 해결하지 못하면서 분위기가 그대로 KIA에 넘어갔다.

결국 삼성은 KIA에 1-5로 1차전을 내줬다.

2차전에서도 박병호는 출루도 하지 못했다. 9회 2사 1, 2루에서는 KIA 마무리 정해영을 상대로 삼진으로 고개를 숙였다. 경기 막판 3-8로 따라가던 삼성의 추격 불꽃도 그대로 꺼졌다.

1, 2차전을 연거푸 패한 삼성은 4승을 더 해야 전세를 뒤집고 우승할 수 있는 절박한 처지에 놓였다.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서는 역시, '홈런 타자' 박병호의 힘이 절실하다.

3, 4차전은 삼성의 홈인 대구구장에서 펼쳐진다. '타자 친화적'인 대구 구장에서 박병호는 올해 39경기를 뛰며 14차례 타구를 담장 밖으로 넘겼다.

박병호가 침묵을 깨고 트레이드 마크인 강렬한 홈런을 날려준다면, 삼성의 반격에도 더욱 힘이 실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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