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OTT 산업 전망 국회 세미나
"광고 요금제 도입 확대될 것…합종연횡 가속"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포화 상태인 국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업계가 내년에는 가입자 확대에서 수익성 위주로 경영전략을 바꾼다. 광고 요금제 확대, 구조조정, M&A(인수합병) 등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또 OTT 효자로 등극했던 드라마보다는 수익성이 높은 스포츠 콘텐츠에 눈을 돌리는 현상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우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개최한 ‘대한민국 OTT 산업 10년의 조망과 2025년 OTT 전망’ 세미나에서 유건식 KBS 전 공영미디어연구소장 겸 성균관대 초빙교수는 내년 OTT 시장을 이같이 전망했다.
유건식 소장은 내년 OTT 플랫폼이 가입자 규모 확대에서 수익성을 중시하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내다봤다. 유 소장은 “OTT들이 한동안 가입자를 늘리려고 노력을 했는데 지난해부터 수익성 확대로 방향을 잡고 있으며 내년도 이와 같을 것”이라며 “요금인상, 광고 확대, 구조조정, M&A 등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그동안 각자의 콘텐츠를 독점으로 공급하거나 오리지널을 만들면서 독자 생존 모델을 갖춘 OTT들이 내년부터는 공존하는 모습으로 합종연횡할 것이라고 유 박사는 전망했다.
실제 해외에서는 디즈니+가 손실을 줄이기 위해 타사에 콘텐츠를 공급판매하고 있고, 구글은 넷플릭스의 ‘에밀리 파리를 가다4’의 후원사가 되어 구글렌즈로 쇼핑이 가능하게 하는 등 협력하고 있다. 유 박사는 “내년에도 미디어 기업간의 협력이나 OTT 쌍방향성을 활용한 다양한 협력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OTT 등 미디어 기업들이 넷플릭스를 적에서 동지로 받아들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국내에서 지상파 방송사와 웨이브 콘텐츠 독점이 끝나는 시점이 되자 넷플릭스가 적극적인 콘텐츠 구애에 나섰다고 알려진 바 있다. 이를 두고 유 소장은 “콘텐츠를 제작해 광고나 해외 판매를 통해 투자 비용을 만회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OTT의 비즈니스 모델도 구독에서 광고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앞서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티빙은 광고 요금제를 출시 수익성이 개선된 바 있다. 유 소장은 “넷플릭스로 광고 시장 쏠림이 더 심해질 수 있다. 웨이브도 결국 광고요금제를 출시하고 FAST(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TV) 시장도 존재감을 드러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동안 OTT 지형 판도를 바꾼 콘텐츠가 드라마였지만 앞으로는 스포츠 콘텐츠로 OTT들이 눈을 돌릴 것으로 보인다. 유 소장은 “드라마 제작에 막대한 비용을 투입하지만 제작된 콘텐츠 성공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국내외를 막론하고 보다 안정적인 스포츠 콘텐츠에 눈을 돌리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유 소장은 흥행 돌풍을 일으켰던 K콘텐츠의 인기가 차츰 사그라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OTT 콘텐츠 시청 순위 집계 사이트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글로벌 100위 내에 진입한 K콘텐츠는 2021년 10개, 2022년 15개, 2023년 19개로 늘었지만 올해 9월에는 15개로 증가세가 다소 주춤했다.
한편 이날 '대한민국 OTT 산업에 대한 통시적 조망과 정책 제언'을 주제로 발제를 맡은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소장은 국내 OTT 플랫폼 글로벌화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 소장은 "SVOD 사업자가 본격적으로 해외에서 플랫폼 진출을 시도하는 사업자는 아직까지 존재하지 않다"라며 "넷플릭스에 유통시키지 않고도 글로벌 시장에서 큰 성공을 얻은 티빙의 '선재 업고 튀어'도 국내 플랫폼으로 유통시키지 못했다는 것이 한계"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노 소장은 OTT 투자를 위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OTT글로벌화 지원 펀드를 조성해야한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그는 “해당 펀드 조성을 통해 OTT 콘텐츠 제작, 자막, 더빙 등을 포함한 재제작, 마케팅 비용 등을 지원하는 것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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