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무부 TSMC 조사…삼성전자, 파운드리 기회 만들까

기사등록 2024/10/24 06:00:00 최종수정 2024/10/24 07:36:16

美 당국, TSMC 대상 수출제재 위반 조사

TSMC, 반독점 규제 등 상황 불리해

전문가 "삼성, 고객 확보 기회로 활용해야"

[타이베이=AP/뉴시스]대만 반도체 회사 TSMC 자료사진. 2023.01.04.
[서울=뉴시스]이지용 기자 = 대만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TSMC가 미국 수출 제재를 피해 중국 화웨이의 첨단 칩을 제조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돼 미국 정부가 TSMC를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TSMC의 수출 제재 위반이 드러나면 미국 기술에 대한 접근이 제한돼 미국 빅테크의 주문 수주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TSMC는 이 과정에서 미국의 반독점 규제 대상이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TSMC는 이와 별개로 인공지능(AI) 반도체의 설계 결함으로 최근 엔비디아와 심각한 갈등설에도 휘말린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파운드리 1위 TSMC를 중심으로 다양한 변수가 부상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이런 상황을 고려해 고객사 개척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는 진단이 들린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대만 TSMC가 중국 화웨이에 공급하기 위해 첨단 스마트폰 및 AI 반도체를 생산해 미국의 대중 수출 제재를 위반했는지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사에서 TSMC가 2020년 이후 화웨이에 첨단 반도체를 제조한 사실이 밝혀지면 미 상무부는 대중 수출 제재 위반으로 TSMC에 미국 기술에 대한 일시적 접근 제한을 내릴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애플 같은 미국 빅테크들도 TSMC에 첨단 반도체 위탁 제조를 맡기기 어려워진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사를 두고 미국 정부가 TSMC의 반독점을 견제하기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선 것이라고 본다.

미국 정부는 최근 AI·반도체 업체들을 상대로 대대적인 '반독점 조사'를 강화 중이며, 미국 정치권에서도 TSMC를 통제해야 한다는 여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파운드리 단가 협상에서도 미국 빅테크가 불리할 상황이어서 미국 정부는 TSMC에 대한 반독점 규제 처분을 내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와 함께 TSMC는 최근 AI 반도체 생산을 두고 엔비디아와 갈등에 휩싸인 것으로 전해졌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반도체 '블랙웰' 생산 차질을 놓고 엔비디아가 패키징 기술 문제를 제기하자, TSMC는 초기 설계 결함에 원인이 있다며 맞서고 있다.

이에 엔비디아가 삼성전자와의 협력을 확대할 여지도 커졌다.

엔비디아는 삼성전자에 TSMC보다 20~30% 낮은 가격에 생산을 맡기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TSMC가 독점으로 과도한 이윤을 남기고 있다는 문제 제기도 나온다.

삼성전자와 인텔의 파운드리 동맹설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이 같은 시장 변동 조짐을 고객사 확보의 기회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반독점 규제에서 자유롭다는 점과 유리한 제조 단가 등을 전략 무기로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TSMC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삼성이 받을 수혜는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 교수는 "고객사가 몇 가지 문제만으로 파운드리 업체를 바꾸긴 쉽지 않아 삼성이 고객사를 단기간에 확보하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TSMC의 약점과 삼성전자의 강점을 부각해 삼성전자가 고객사 확보의 물꼬를 터야 한다"고 전했다.

일부에선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미국의 반도체 정책 기조가 바뀔 수 있어 삼성의 수혜를 단언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서울=뉴시스]9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4(Samsung Foundry Forum 2024)'에서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장 최시영 사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 삼성전자) 2024.07.1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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