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식 서울시교육감, 국회 교육위 국정감사 첫 출석
보궐선거 때 제기된 용인 땅 농지법 위반 의혹 '공방'
與 정성국, "반박 과정서 타인 소유 땅 사진 제시해"
정근식 "가족과 같이 일해…'내 땅 네 땅' 할 거 없다"
정 교육감은 이날 오전 국회 교육위원회가 수도권 교육청들을 대상으로 연 국정감사에 출석,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의 농지법 위반 의혹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정 교육감은 지난 11일 EBS TV 토론회에서 자신이 경기 용인시에 150평 규모의 주말 농장을 보유하고 주말마다 가서 농사를 짓고 있다고 답변한 바 있다.
그러나 상대 후보와 일부 언론에서 해당 농지에 잡초만 무성하다며 허위사실 유포 및 농지법 위반 의혹이 제기되자, 선거 캠프를 통해 직접 농사를 짓는 사진을 공개했다. 잡초가 무성한 이유는 '휴지기'였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정 의원은 이날 정 교육감이 후보 시절 농사를 짓는다며 공개한 사진 속 배경이 본인 소유 땅(203번지)이 아닌 타인 소유 인접 농지(203-1번지)라 주장했다.
정 교육감은 "이 땅은 남의 땅 그런 게 아니고 우리 형제들이 1주에 한번씩 만나서 우의도 다지고 같이 땀도 흘리고 그런 땅"이라며 "그리고 울타리 자체가 하나로 돼 있다"고 답했다.
정 의원이 "형제 땅이면 본인 땅이냐" 묻자, 정 교육감은 "형제들이 친목을 다지고 주말에 한 번 만나서 하는 땅이다. 경계, 소유는 그렇게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정 의원이 재차 "(제시한 사진 속 땅의) 소유가 다르지 않느냐"고 하자, 정 교육감은 황당한 듯 웃었다.
이어 정 교육감은 "같이 일한다니까요 늘?"이라며 "이게 왜 문제가 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데 한 땅을 울타리로 같이 해 놓고, 이 땅 자체가 무슨 이건 내 땅이고 이건 내 동생 땅이고 하는 게 없다"라고 했다.
소유권 구분과 상관 없이 실질적으로는 가족과 함께 농사를 짓고 있다는 반응으로 풀이된다. 정 교육감은 '공동 소유로 돼 있느냐'는 질문에도 "그럼 내가 왜 남의 땅에 가서 일을 하고 있어요"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정 의원은 '잡초만 무성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정 교육감 소유 203번지 농지의 최근 사진도 공개했다.
그러자 정 의원은 "참 뻔뻔스럽다"며 "비닐 생긴 게 우연치 않게 한 것 같나. 언론에서 문제를 삼으니 그렇다"고 주장했다. 정 교육감은 "선거운동 50일 간 못 가지 않았느냐"라며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의원은 "정 교육감은 203번지에서 경작을 안 하고 타인의 땅에서 경작을 했고 사실상 휴경지로 방치했다"며 "농지법을 위반했고 농사를 짓는 것처럼 해서 국민들을 기망한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질의 과정에서 정 교육감이 웃음을 지으며 반박을 이어간 것을 두고, 정 의원은 고함을 치며 "국감이 그렇게 비실비실 웃으며 하는 자리냐"고 질타하기도 했다.
정 교육감은 "그렇지 않다"며 "제가 죄송합니다 웃어서"라고 사과했다. "왜 소리를 치고 그러냐"며 더불어민주당 측에서 지적이 나왔고 소란이 일기도 했다.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은 "가족들이 주말마다 모여서 농사 짓고 단합도 하고 이렇게 할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한다"면서도 "203번지(정 교육감 소유 땅)가 아니지 않나"라고 했다. 정 교육감이 선거 당시 의혹 제기를 반박하기 위해 사진을 잘못 제시했다고 수긍하면 될 일을 잡아 떼는 식으로 반박하는 태도를 지적한 것이다.
민주당 소속의 김영호 교육위원장은 "여당 위원(정성국)은 그 농지가 정확히 구분을 하면 정 교육감 땅이 아니라 형제의 땅에서 한 것"이라며 "정 교육감 말은 형제의 땅이기 때문에 농지의 구분이 없어서 이 땅이 내 땅인지 저 땅이 내 땅인지 잘 구분을 못했기 때문에 모두 형제의 소유로 말한 것"이라고 정리했다.
이어 "사진으로 보면 정 교육감 땅이 아닐 수도 있지만 정 교육감은 본인 땅이든 형제 땅이든 늘 가서 관리를 했다는 것도 증명이 됐다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dobagi@newsis.com, sound@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