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방문한 美국방, '양비론' 비판…트럼프 겨냥?

기사등록 2024/10/22 13:13:28 최종수정 2024/10/22 15:54:16

"우크라도 책임 있다는 이들, 키이우에 와 보라"

[키이우=AP/뉴시스]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21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한 모습. 2024.10.22.
[서울=뉴시스] 김난영 기자 =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전쟁을 두고 일각에서 펼치는 양비론을 작심 비판했다. 공화당과 그 주자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겨냥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국방부에 따르면 오스틴 장관은 21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방문 연설에서 "자유세계와 푸틴 같은 공격적인 독재자 사이에서 (이번 전쟁에) 무엇이 달렸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라며 비판의 포문을 열었다.

오스틴 장관은 "그들에게 키이우에 와 보라고 하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푸틴의 침략 전쟁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측 모두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하는 일부 사람들이 있다"라며 또다시 "그들에게 키이우에 와 보라고 하자"라고 했다.

아울러 "침략자와 희생자 사이의 선을 지우려는 사람들", "크렘린궁이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표적으로 삼는다는 사실을 부인하는 사람들", "우크라이나가 국가가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들", "우크라이나에 용기가 부족하다는 사람들"을 겨냥해 마찬가지로 일갈했다.

그는 "이 전쟁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를 잊어서는 안 된다"라며 "수 년 동안 푸틴은 독립 국가인 우크라이나를 괴롭히고 공격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2022년 2월24일 푸틴은 전면전의 선을 넘었고,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 최대 전쟁을 시작했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연설은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1963년 베를린 연설을 본뜬 것이다. 당시 케네디 전 대통령은 공산주의와 공존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이들을 비롯해 다양한 옹호론자들을 겨냥, "베를린에 와 보라고 하자"라고 했었다.

일각에서는 오스틴 장관의 이번 연설에 국내 정치적 해석을 부여한다.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하고 때때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전쟁의 책임을 돌리는 행보를 보인 트럼프 후보를 겨냥했다는 분석이다.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오스틴 장관이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에 반대하는 극우 공화당이나 트럼프 후보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라면서도 "트럼프 후보는 자신이 이 전쟁을 신혹하게 끝낼 수 있다고 반복적으로 주장하면서 푸틴과의 관계를 과시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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