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국민화가' 반두옹탄· 줄리아 오·김동유 '세 개의 빛'展

기사등록 2024/10/22 11:26:41 최종수정 2024/10/22 11:34:19

학고재아트센터서 22일 개막

총 60점 전시…11월2일까지

반두옹탄 작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아시아 현대미술의 매력을 선보이려고 의기투합했다"

'베트남 국민화가'로 불리는 반두옹탄(72)이 한국에서 3인전을 연다.

22일 서울 삼청동 학고재아트센터에서 개막한 '세 개의 빛' 전시로, 한국작가 줄리아 오(64·본명 오정자), '이중 얼굴' 그림으로 유명한 김동유(59)와 함께 펼친다. 신관 1층에서 지하 2층까지 회화 작품 60여점을 선보인다.

주최측은 "이번 전시는 한국과 베트남 양국 작가들이 상호 교류를 통해 미술 저변을 확대하고 나아가 아시아 미술 네트워크 장으로 상생 발전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소개했다.

작가 3인의 작품 공통점은 모두 '내면의 빛'을 형상화했다는 것. 하늘의 빛(줄리아 오), 대지의 빛(반두옹탄), 사람의 빛(김동유)을 각각 담고 있다.

◆'베트남 국민화가' 반두옹탄 작가
반두옹탄은 베트남의 정취를 그리는 국민 화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유럽의 추상주의와 인상주의에서 영감을 얻고 베트남 민화의 회화적 요소를 가미시킨 표현주의적 화풍이다. 몽환적이고 때묻지 않은 자연과 연꽃, 학을 화폭에 담지만 그의 작품은 `추상에 기초를 둔 구상'으로 자신만의 회화 세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화가로서 가장 행복한 것은 그림에 대한 애정과 예술을 감상자와 공유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림을 보는 많은 분들에게 삶의 기쁨,행운의 기운을 전하고 휴식 같은 행복감을 줄 수 있길 바란다."(반두옹탄)
라카, 돌가루, 옻칠을 한 목판 유화 등 2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행복의 선율을 가진 학들의 무리'라는 유화 작품은 여러 세대에 걸친 학 가족이 푸른 숲과 야생화 속에서 함께 모여 사는 모습을 담고 있다. 화려한 색감의 절묘한 조화로 입체미가 돋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역작인 푸른 숲 위의 비는 녹색의 숲, 마을, 강과 물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서로 교차하는 녹색은 조화와 대비를 통해 때로는 강렬하고 때로는 부드러운 이미지로 화면 전체에 리듬감을 부여하고 묘한 하모니를 빚어낸다.

반두옹탄의 그림은 베트남을 비롯해 인도, 중국, 몽골, 싱가포르, 폴란드, 루마니아, 몰도바, 스페인 및 스웨덴을 비롯한 16개 국가의 국립미술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또한 그의 많은 작품들은 국가 선물로 선정되어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지미카터 대통령,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미국 연방 대법원 판사 및 슈바르첸베르크 체코 공화국 부총리, 레베데프 러시아 연방 대법원장 등에게 선사한 바 있다.

줄리아 오 작가. *재판매 및 DB 금지


◆빛의 화가 줄리아 오 '생명의 빛'
 줄리아 오 작가는 우리나라보다 베트남에서 더 알려져 있다. 하노이에서 거주하며 그림을 그렸고, 베트남 화단에서 '빛의 화가'라는 칭호를 얻었다. 작품은 2021년 PHU YEN 박물관에서 수집되어 지금까지 전시되고 있고 지난해엔 'Purple lilac' 과 '신비의 꽃' 두 점이 베트남 국립 박물관에 소장되는 영예를 안았다. 그의 작품은 추상과 구상의 미묘한 경계를 넘나들며 독특한 자신만의 회화 세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내 그림이 세상과 소통하고 빛나고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는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 많은 분들이 제 그림으로 자신의 마음속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하고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게 함으로써 위안 받고 행복해 할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줄리아 오 작가)




유럽의 인상주의에서 큰 영감을 얻고 한국적 서정주의에 기초해 독특한 화풍을 새로이 만들었다. 동굴과 빛을 주제로 그 속에 숨은 다양한 의미들을 회화로 풀어내는 작가다. 오 작가에게 빛은 삶 속에서 우리가 모두 느끼는 희망이고 평화이다.

줄리아 오 작가는 이번 전시에 생명의 빛,빛의 추상 등 유화 총 20점을 전시한다. 신작 '축복의 빛'은 거친 붓질로 화려한 색감이 굵고 강하지만 섬세한 붓터치를 만나 생동감이 느껴진다. 새벽을 여는 붉은 태양과 여명 직전 파란색 하늘이 강렬한 색채와 생동감 있는 대비로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김동유 작가 *재판매 및 DB 금지

◆'이중 얼굴 그림' 김동유 작가
김동유는 독창적인 '이중 얼굴'그림으로 한국 현대미술의 저변을 넓혔다. 2000년대 초반 마오쩌뚱, 마릴린 먼로, 존 F케네디 등 전 세계 유명인들 얼굴을 작은 얼굴들로 채워서 그려내 스타 작가가 됐다.

멀리서 보면 마릴린 먼로 모습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존 F 케네디'의 수 천 개가 넘는 작은 얼굴들이 드러나는 방식이다.이런 방법으로 그는 반 고흐, 앤디 워홀, 마오쩌둥, 김일성, 김구,박정희를 그렸다.

2005년 홍콩 크리스티 경매장에서 반 고흐 '이중 그림'이 8800만 원에 낙찰됐고 이듬해 또 '마릴린 먼로 vs 마오 주석'이 3억2000만 원에 팔리며 세계적 작가로 발돋움했다.


 
"내 이중 얼굴 그림은 고정관념을 해체하는 작업이다. 권력과 팝스타 모두 흥망성쇠가 거듭된다. 다가갈수록 사라지는 무지개와 같은 허무함을 표현하려 했다"(김동유)

오랜만에 전시를 여는 김동유는 '이중 얼굴' 연작인 호치민 주석&지압 장군과 나비 연작인 Butterfly's - 반 고흐( Van Gogh) 등 10여 점을 소개한다. 전시는 11월2일까지. 관람은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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