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1위 터빈사 베스타스, 세계 시장 침체에 투자 주저
2021년 이후 공모 3차례 연속 유찰…다각화·제도개선 시급
[무안=뉴시스] 송창헌 기자 = 전남 목포신항 배후단지에 대규모 글로벌 해상풍력 터빈공장을 건립키로 했던 글로벌 1위 터빈사인 베스타스의 투자 계획이 1차 무산됐다.
세계 해상풍력 시장 침체 등에 따른 여파로, 전남도가 야심차게 추진 중인 해상풍력 산업 생태계 구축에도 적잖은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 유치 다각화와 제도 개선 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2일 전남도에 따르면 최근 마감된 '목포항만 배후단지 입주기업체 공개모집'에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업체들이 참여하지 않아 기업체 선정 작업이 결국 무산됐다. 2021년 12월, 2022년 2월에 이은 3년 새 세번째 유찰이다.
당초 참여가 유력시됐던 덴마크 베스타스는 내부 사정상 결국 불참했다. 베스타스는 글로벌시장 침체로 폴란드 슈체친 터빈 조립공장 구축도 연기했다.
금리 인상과 전쟁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 공급망 차질과 정책 불확실성으로 해상풍력 프로젝트의 금융 비용이 크게 증가, 수익성이 악화된 점도 투자를 주저하게 만든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 미국 오션윈드, 영국 바텐폴, 일본 고토 등 세계 곳곳에서 해상풍력 프로젝트가 최근 2, 3년 새 잇따라 중단 또는 취소된 바 있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앞서 지난 4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베스타스 윈드 시스템스 A/S, A.P 몰러-머스크 A/S, 목포시와 해상풍력 터빈공장 목포신항 설립을 위한 투자협약(MOA)을 체결했다.
베스타스는 글로벌 1위 터빈사고, 세계적인 통합 물류기업인 머스크는 A.P. 몰러가 1904년에 설립한 덴마크의 복합기업으로, 전 세계 130여 개국에 지사와 사무실을 두고 종업원수만 12만 명에 이른다.
협약에 따라 베스타스와 머스크는 공동으로 3000억 원을 투자, 목포신항 항만 배후단지 20만㎡(6만 평)에 연 최대 150대 생산 가능 시설을 건립하기로 약속했다. 2027년부터 양산한다는 게 당초 목표였다.
이에 따라 국내 해상풍력 연관 부품기업 등과 연구·개발협력을 통해 부품 국산화와 해상풍력 산업 생태계 구축에 기여하고, 신규 물동량 창출을 통해 목포신항 활성화를 꾀할 것이라던 청사진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질 것으로 보인다.
특정 기업에 올 인하기 보다 리스크 분산 차원에서도 기업유치 다각화가 필요하고, 국내 법적, 제도적 걸림돌 제거에도 속도감있는 행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전 세계 시장 상황이 악화되면서 베스타스 투자도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지만 투자협약은 유효하다"며 "오는 11월 베스타스 회장 내한시 도지사 면담 등을 통해 투자 의지를 재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남도는 이와 함께 글로벌기업 유치를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을 위해 '해상풍력 특별법' 등 재생에너지 대표 4법 제·개정을 보다 속도감 있게 추진해나갈 방침이다. 4법은 해상풍력 특별법, 영농형 태양광 특별법,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 분산에너지법 등이다.
또 복잡한 인허가 절차 개선과 주민 수용성 문제 해결에도 행정력을 모아나갈 방침이다.
한편 전남에선 목포신항을 비롯, 지역 곳곳에서 해상풍력을 추진, 대한민국 해상풍력 허가 용량의 60%(18GW)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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