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윤-한 면담에 엇갈린 반응…친한 "성과 없어" 친윤 "신뢰 회복 계기"(종합)

기사등록 2024/10/21 22:11:59

'김 여사' 핵심 의제…구체적 합의 없이 끝나

친한 "윤, 사실상 한 요청 거부…회동 결렬"

친윤 "신뢰 회복 최우선…이재명 2중대 안 돼"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 앞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실내 면담에 앞서 함께 산책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4.10.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하지현 이재우 최영서 한재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면담을 통해 핵심 의제인 김건희 여사 문제를 논의했지만, 구체적인 결과물이 나오지 않으면서 당내에서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한 대표는 이날 면담에서 김 여사와 관련해 요구해 왔던 ▲대통령실 인적 쇄신 ▲김 여사 대외 활동 중단 ▲의혹 규명 협조 등과 함께 공석인 특별감찰관 임명 등을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한 대표의 의견을 경청하며 사안별로 입장을 자세히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헌정 유린을 막아내고 정부를 성공시키기 위해 당정이 하나 되자는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구체적인 합의 사항은 나오지 않았다.

김 여사에 대한 구체적인 조치를 요구해 온 친한(친한동훈)계에서는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나왔다. 김 여사와 관련한 명시적인 조치가 언급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그간 민심이 더 악화할 경우 야당이 추진하는 '김건희 특검법'을 막을 명분이 없다며 대통령실을 향한 압박을 이어왔다.

한 친한계 인사는 뉴시스에 "면담의 내용이 전혀 없는데 사실상 (한 대표의 요청을) 다 거부한 것"이라고 했다.

한 대표가 김 여사 관련 특별감찰관 임명을 요청한 것을 두고는 "해야 할 이야기는 다 했는데, 긍정적인 대답은 별로 없는 것 같다"며 "대표가 (면담 후에)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 자체도 할 얘기가 없으니까 그런 것 아니겠나"라고 했다.

다른 친한계 당직자는 "(한 대표가 아닌) 박정하 비서실장이 (브리핑을 한 것) 자체가 결렬"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또 다른 친한계 의원은 "단번에 뭐가 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만난 것 자체만 해도 성과"라며 "두 분이 1시간 넘게 무슨 얘기를 했겠느냐. 서로 감정을 풀어냈다고 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면담하고 있다.맨 왼쪽은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4.10.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친윤(친윤석열)계에서는 이번 면담이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원론적인 반응을 보였다. 친윤계는 한 대표의 문제 제기를 '내부 분열'이라고 비판해 왔다. 한 대표의 독대 요구가 문제 제기보다는 차별화를 목적으로 한 정치적 행보라며 불쾌감을 드러낸 바 있다.

한 친윤계 인사는 "한 대표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대통령과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었다"며 "이제 '이재명 2중대'나 이준석(전 국민의힘 대표)처럼 하면 안 된다"고 했다.

한 친윤계 의원은 "차담이 됐든 식사가 됐든 두 분이 만난다는 게 첫 번째 의미"라며 "우리 국민들이 '잘했다' 할 정도의 성과가 앞으로 나와야 한다. 두 분은 오랫동안 같이 근무했으니 소통이 잘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대통령실과 한 대표 모두 양보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한 여권 상임고문은 "대통령이나 당 대표나 한 나무의 한 뿌리다. 틀어져선 나무가 제대로 클 수 없다"며 "다소 이견이 있더라도 서로 한발씩 양보해서 좋은 결과를 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대통령실은 제2부속실 출범을 약속하고 안 하고 있는데, 빨리 만들어서 국민에게 불필요한 오해를 받지 않도록 공정하게 일하는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며 "당에서는 김 여사에 대한 공개적인 비판은 삼가야 한다. 국정 책임자인 대통령을 중심으로 하는 게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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