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러 대사 초치 "北파병 항의"…러 "韓 안보이익 반하지 않아"(종합2보)

기사등록 2024/10/21 17:33:06 최종수정 2024/10/21 17:35:15

김홍균 1차관 "북한군 즉각 철수·북러 군사협력 중단" 촉구

러 "북러 협력 국제법 틀 내…한반도 긴장 원인 상반된 견해"

韓·우크라, 北파병설 잇단 문제 제기…美·나토는 '신중론'

[서울=뉴시스] 김홍균 외교부 1차관은 21일 오후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 러시아대사를 외교부로 초치해 최근 북한이 러시아에 병력을 파병한 데 대한 우리 정부의 엄중한 입장을 전달하고, 즉각적인 북한군 철수와 북러 간 불법적 군사협력 중단을 강력히 촉구했다. (사진= 외교부 제공) 2024.10.2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신정원 변해정 기자 = 정부가 21일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 러시아대사를 초치해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에 대해 강력 항의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김홍균 1차관은 이날 오후 지노비예프 대사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로 불러들여 최근 북한이 러시아에 병력을 파병한 데 대한 우리 정부의 엄중한 입장을 전달하고 '가장 강력한 언어'로 규탄했다.

북한군의 즉각적인 철수와 북러 간 불법적 군사협력 중단도 강력히 촉구했다.

김 차관은 "북러 간 군사 밀착이 군사 물자 이동을 넘어 실질적인 북한군의 파병으로까지 이어진 현 상황이 우리나라는 물론 국제사회를 향한 중대한 안보 위협"이라면서 "이는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와 유엔(UN)헌장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차관은 이어 "우리 핵심 안보이익을 위협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와 공동으로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엄중히 경고했다.

지노비예프 대사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주의 깊게 들었으며, 이를 본국에 정확히 보고하겠다고 언급했다고 외교부가 전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 매체 타스통신은 지노비예프 대사가 "북러 협력은 한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주한러시아대사관은 소셜미디어에 올린 성명에서 지노비예프 대사는 김 차관에게 "러시아와 북한 간 협력은 국제법 틀 내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한국의 안보 이익에 반하지 않는다"고 강조햇다.

또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원인에 대해서도 한국과 러시아가 상반된 입장을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국가정보원 발표에 따르면 북한은 1만2000명의 병력을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하기로 하고 1차로 1500명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보냈다. 지난해 8월부터 현재까지 컨테이너 1만3000개 이상 분량의 포탄·미사일·대전차로켓 등 인명 살상 무기도 러시아에 지원했다.

우크라에선 '3차 세계대전의 전조'라며 경계했고, 우리나라 입장에선 북한이 파병의 반대급부로 막대한 외화와 함께 러시아로부터 핵·미사일 고도화에 결정적인 첨단 기술을 이전 받을 위험이 커 예의주시하고 있다.
[서울=뉴시스]북한군 병사들이 러시아의 군 훈련장에서 보급품을 받는 장면.(출처=우크라이나군 전략소통센터 및 정보보안센터 X계정, RFA에서 재인용) 2024.10.19. *재판매 및 DB 금지

다만, 북한군 파병설은 우크라이나와 우리 정부만 확인한 상태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등은 북한군 파병에 대해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은 채 "사실일 경우 우려한다"고만 해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또한 외신들은 북한이 병력을 보냈더라도 전투병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함께 전하고 있다.

일각에선 자칫 한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함께 빨려 들어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정부가 주한 러시아대사를 초치한 것은 지난 6월21일 이후 넉 달 만이다. 당시 북러 간 '전쟁 시 지체없이 군사원조' 조항이 담긴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한 데 대해 엄중 항의한 바 있다.

정부는 북한의 우크라이나 파병과 관련해 미·일 등 우방국들과 함께 독자제재 등 다양한 대책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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