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제복 입은 간호사 "의료사고 수사에도 도움 됐으면"

기사등록 2024/10/21 10:07:53 최종수정 2024/10/21 10:50:16

대구 남부경찰서 형사2팀 최보은 경장

[대구=뉴시스] 대구 남부경찰서 형사2팀 최보은 경장. (사진=최보은 경장 제공) 2024.10.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대구=뉴시스] 이상제 기자 = "간호 업무로 쌓은 지식과 경험을 발휘할 수 있는 직업을 갖고 싶었다."

21일 제79회 경찰의 날을 맞아 임상에서 8년, 법의간호사로 5년간 근무한 간호사가 이제는 경찰 제복을 입고 형사과에서 각종 범죄에 관한 수사를 하고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주인공은 대구 남부경찰서 형사2팀의 최보은(40) 경장. 그는 병원 총 13년간 간호 업무를 하다 지난 2019년 300기 중앙경찰학교 의료사고 신임순경과정에 입학했다.

최 경장은 간호 업무를 하며 쌓은 지식과 경험을 발휘할 수 있는 직업을 갖고 싶었던 찰나 의료사고 전담수사관을 채용하는 공고를 보고 경찰이 되기로 결심했다.

그는 "수술실 경험과 범죄 피해자에 대한 수사 및 의료지원 업무 경력, 법의간호학을 전공하면서 습득한 지식 등 이 모든 것을 사용할 수 있는 직업 갖고 싶었다"며 "의료사고 전담 수사관을 채용하는 공고를 보고 경찰 조직에 도움이 되고 싶어서 경찰이 됐다"고 전했다.

한편, 최 경장은 경찰이 된 직후 후배 간호사들에게 다양한 진로를 소개하기 위해 법의간호사에 관한 이야기를 적은 '법의간호사를 간직하다'라는 책을 출판하기도 했다.

법의간호사는 법과학과 법의학을 바탕으로 한 법의간호학을 전공하고 외상, 사망, 폭력, 재해, 범죄적 행위 등과 같은 법적 문제를 수반한 상황에서 피해자에 대해 신체검사하고 증거를 수집하는 등 피해자의 법적 권리를 추구하도록 돕는 전문간호사를 말한다.

최 경장은 형사팀에 근무하며 살인, 강도, 마약, 폭력, 절도 등 다양한 사건을 다루며 가장 기억에 남는 것으로 3가지를 꼽았다.

먼저 조영제 쇼크 반응으로 환자가 사망했던 업무상과실치사 사건을 떠올렸다. 그는 "제가 담당하면서 제가 갖고 있는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어서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말했다.

이어 변사 현장에서 변사자의 머리 부분이 병원에서 봉합한 것이 아닌 본인이 거울을 보고 직접 봉합한 상처를 구별한 사건, 사건과 전혀 관련이 없는 상해진단서를 확인하고 주치의에게 확인 후 증거 불충분으로 불송치한 사건 등이 뒤를 이었다.

최 경장은 "사건과 관련 없는 상해진단서를 제출한 사건 당사자에게 협박성 편지를 받았던지라 기억이 난다"며 지난 일을 회상했다.

경찰 제복을 입고 활약 중인 최 경장은 앞으로도 본인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조직에 도움이 되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보은 경장은 "경력 채용으로 적지 않은 나이에 여경으로 형사과에 입성했다. 부담스러울 텐데 저를 안고 같이 가주시는 형사과장님 등 형사과 선후배님들에 정말 감사하다"며 "무엇보다 젊고 유능한 후배들 대신 부족하고 욕심만 많은 저를 지금까지 이끌어주신 제 조장 곽길용 형사님 늘 감사하고 존경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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