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대변인, '배 나온 오빠' 결혼 20주년 페북 올렸다가 '영부인 조롱' 논란 직면

기사등록 2024/10/19 17:42:33 최종수정 2024/10/19 18:59:21

김혜란 "법적 대응 대상, 개인정보 유출에 의한 악의적 사이버 테러 사주"

강명구 "누가 봐도 대통령 조롱…중요한 면담 앞두고 대변인 처신 부적절"

여명 "당 내부서 대통령 부부 조롱 시작되는 순간 당 무너져…절대 안돼"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국민의힘 대변인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게시물에서 남편을 '오빠'라고 지칭했다가 '김건희 여사'를 조롱한다는 당 안팎의 반발에 직면했다.

김혜란 대변인은 19일 페이스북에 자신을 비토하는 게시물 갈무리와 함께 "제가 쓴 글은 어느 곳에 가도 심지어 법정에 가도, 세월이 흘러 100년이 지나도 법적으로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을 향한 개인 정보유출, 집단적 사이버테러, 악의적인 비방, 사실적시나 근거없는 명예훼손 등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가족들 얼굴 다 나온 제 결혼식 사진이 결혼 20주년 기념으로 모멸적으로 내돌려졌다. 관련자들 모두 법적 책임지셔야 한다"고 경고했다.

김 대변인은 전날 페이스북에 결혼식 사진과 함께 "오빠, 20주년 선물로 선거운동 죽도록 시키고 실망시켜서 미안해. 나 힘들 때 잔소리 안 하고 묵묵히 있어 줘서 고마워(이때 오빠는 우리 집에서 20년째 뒹굴거리는 배 나온 오빠입니다)"라고 적었다.

일부 여권 지지자들은 김 대변인이 '이때 오빠는 우리 집에서 20년째 뒹굴거리고 있는 배 나온 오빠입니다'는 표현을 사용한 건 김건희 여사를 조롱하는 것이라고 발끈했다.

강승규 의원실에서 근무 중인 여명 보좌관은 같은날 페이스북에 김 대변인 게시물을 공유한 뒤 "흔한 민주당의 '영부인 조리돌림' 릴레이 인증글인 줄 알았다"며 "대변인은 정무직이다. 엄중한 시기에 저런 글을 올리는 '국민의힘 대변인' 의 부박함에 실소를 넘어 처연한 감정마저 올라온다"고 비판했다.

여 보좌관은 뉴시스에 "당 내부에서 대통령 부부에 대한 조롱이 시작되는 순간, 또는 그것이 허용되는 순간 당이 내부부터 무너진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건 절대 허용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명구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 단체대화방에서 "김 대변인의 글은 명백히 의도적인 조롱"이라며 "대통령과 당대표가 중요한 면담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 대단히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의원은 뉴시스에 "남편을 오빠라고 불렀다고 해서 문제를 삼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굳이 괄호 처리를 하면서 부연 설명을 단 건 누가 봐도 최근 명태균씨 논란을 빗대 대통령을 조롱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문제가 되는 대목을 삭제하고 나서 그걸 지적하는 당원과 지지자들을 상대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며 "이런 일련의 행동은 여당 대변인으로서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당이 (윤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간) 중요한 면담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대변인의 처신이 잘못 됐으니 판을 키우지 말아야 한다, 사과 안하고 법적 대응할 거면 대변인직을 내려놓고 해야 한다고 얘기했다"며 "여러 의원들께서 공감을 많이 해주시고 전화를 많이 주셨다"고도 말했다.

김 대변인은 논란이 이어지자 페이스북에 "'저희집에서 20년째 뒹굴거리는 배 나온 오빠'는 당연히 제 남편"이라며 "결혼 '20주년' 맞아 남편한테 사과와 감사 표현하면서 놀리듯 표현한 건데 본인이 괜찮다고 한다"고 해명했다.

이어 "제가 글에 쓴 '오빠'라는 호칭이 바로 '제 남편'을 말하는 거라는데, 밑도끝도 없이 '영부인 조롱하냐'며 욕설하는 문자가 많이 오고 있다"며 "제 글에 어느 부분이 그렇게 해석되는지 영문을 모르겠다. 누가 설명 좀 해달라"고 했다.

다만 김 대변인은 논란이 된 게시물에서 '(이때 오빠는 우리 집에서 20년째 뒹굴거리는 배 나온 오빠입니다)'라는 문구를 삭제했다.

이와 관련해 김 대변인은 19일 뉴시스에 자신의 개인정보가 올라온 인터넷 사이트 갈무리를 공유한 뒤 "법적 대응이란 이러한 개인정보 유출에 의한 악의적인 사이버 테러 사주에 대한 대응을 말하는 것"이라며 "피해자에게 무조건 참으라는 건 그 의도가 의문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위 범죄사실 보도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다른 논란은 이러한 중대범죄를 덮기 위한 것일 뿐"이라고 했다.

한편, 김 여사는 '총선 공천 개입 의혹' 핵심 당사자인 명태균씨와 주고 받은 문자에서 '오빠'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야당은 오빠가 윤석열 대통령을 지칭하는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지만 대통령실은 김 여사의 친오빠를 언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명씨도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 친오빠라는 입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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