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자금 빌려도 힘겹네"…7년간 중소기업 9천곳 '폐업'

기사등록 2024/10/20 06:31:00 최종수정 2024/10/20 06:34:17

폐업 기업 중 35%는 대출 후 2년도 못 버텨

허종식 의원 "사후관리로 부실채권 예방해야"

[서울=뉴시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전경 (사진=중진공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권혁진 기자 =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 중소기업 정책자금 부실률이 집계 후 처음 4%대로 진입하면서 보다 체계적인 관리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정책자금 대출 후 폐업한 기업 중 35%가 2년을 채 버티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부실채권 방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중진공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난 8월까지 정책자금 대출 후 폐업한 기업은 9157곳에 달한다.

이 기간 융자를 받은 기업 수는 총 12만392곳(직접대출 기준)으로, 폐업 비율은 7.6%다. 돈을 빌린 기업 100곳 중 7~8곳은 문을 닫은 셈이다.

정책자금 대출 후 2년 이내 사업을 정리한 기업은 3207곳으로 전체 폐업 기업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이 최고조에 달했던 2021년에는 628곳이 대출 후 24개월을 채우지 못하고 사라졌다.

전체 10%에 해당하는 931곳은 사업을 채 1년도 지속하지 못했다. 심지어 대출 후 3개월도 안 돼 자취를 감춘 회사도 63곳이나 된다. 정책자금 대출시 기업경영쇄신 노력, 건전성 등을 보다 꼼꼼히 따져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집행 규모가 늘어나면서 부실채권 또한 점점 불어나고 있다. 2022년 2.73%였던 부실률은 지난해 고금리 장기화와 대외 경제 악화 등의 부정적인 상황이 맞물리면서 4.1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위태로운 외줄타기는 회수율에서도 증명된다. 사고채권 회수율은 2018년 20.4%에서 2020년 11.6%로 뚝 떨어졌다. 2022년 17.2%로 잠시 반등하는 듯 했지만 지난해에는 10.1%로 간신히 두 자릿수를 유지했다.

정책자금 융자 금리는 시중 은행에 비해 2~3% 가량 낮게 책정된다. 상환 조건 역시 상대적으로 좋아 기업들에게 인기가 높다. 하지만 이처럼 낮은 회수율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새로운 기업들을 도울 재원의 부족으로 정책 지속 가능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허 의원은 "정책자금 부실률이 역대급으로 높고, 회수율은 역대급으로 낮은데 재정이 손실되면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 될 수 있다"며 "정책자금 대출 이후 사후관리를 통해 폐업하는 기업을 줄여 부실채권이 되지 않도록 예방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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