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지금 바로 이 순간, 찰나 찰나의 생각과 감정을 놓고 또 놓으세요. 죽비를 치는 이 순간, 바로 지금 이 순간, 놓습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코네티컷주 뉴헤이븐 예일대 류스홀 강의실. "딱, 딱, 딱" 죽비 소리와 함께 강의실이 정적에 휩싸였다. 미국을 방문한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의 강연을 들으러 온 학부생과 대학원생 150여명 표정은 평안해졌다.

"오로지 화두에만 집중하세요. 무(無), 무, 무…." 진우스님의 지도에 따라 기침 소리조차 어색하고 부담스러운 시간이 지나고 다시 죽비 소리가 울렸다. 5분간 방하착 명상으로 집착을 얼마나 내려놓을 수 있는지 알 수 없지만, 학생들에게는 신기한 경험이었다.

진우스님은 이 강연에서 학생들에게 마음의 평안과 평화에 이르는 방법 108 선명상을 소개하고 자기 수행 경험을 바탕으로 괴로움을 없앨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내가 보고 듣고 하는 대상에 대해 ‘좋다, 싫다’하는 마음을 얹지 말고 매순간 '방하착'을 하라는 것이다.

'방하착'은 괴로움 원인이 되는 집착을 내려놓는 것이다. 지나가버린 과거에 집착하지 않고,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를 걱정하지 않으며, 지금 이 순간 방하착만 하면 행복, 불행, 즐거움, 괴로움, 기쁨, 슬픔, 만족, 불만족 없는 평안한 상태가 된다는 것이다.

진우스님은 "마음이 평안하면 행동과 말과 생각은 자연스레 순수하고 자비롭게 된다"며 "좋음과 싫음, 괴로움과 즐거움 등 분별을 내려놓으면 업과 윤회도 사라지고 평안과 평화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므로 지금 여기 이 순간, 찰나에 방하착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진우스님은 "바로 지금 이 순간에만 집중해 좋고 싫음의 분별을 내려놓는 것이 진정한 자유와 평화로 가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5초 우선멈춤 선명상', '5분 무시로 명상', '쉘패스 선명상', '그림자 선명상' 등 일상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선명상 방법들을 소개했다.

선명상 방법은 다양하다. 불교 기본 수행법으로 좌선을 비롯해 만트라선, 염불선, 108배 절 수행, 위빠사나, 호흡명상 등 모두 열거하기 버거울 정도다.

현대에 개발되거나 변형된 명상도 많다. 차 명상, 소리 명상, 자비 명상, 그림 명상, 음악 명상, 걷기 명상 등 다양한 명상법 중 자기에게 맞는 명상을 하면 된다.

그중 우선멈춤 명상, 무시로 명상, 그림자 명상, 쉘패스 명상, 놓음 명상, 삼수야 가라 명상은 일상에서 별다른 준비 없이 할 수 있다.

우선멈춤 명상은 감정이 격해질 때 즉각적인 반응을 자제하고, 의식적으로 잠시 멈춤으로써 감정을 조절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감정이 발생하는 순간, 최소 5~6초 멈추는 연습을 통해 감정 소용돌이에 휘말리지 않고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핵심이다.

첫 단계는 감정 흐름 관찰과 통제로 감정을 조절하기 위한 필수 기초 훈련으로 적합하다. 이 명상법을 꾸준히 실천하면 감정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감정이 나의 내면을 지배하는 걸 막을 수 있다. 감정이 격해질 때 멈추고 마음을 평온하게 만드는 이 과정은 내면 혼란을 잠재우고 더 명확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도구다.

무시로 명상은 언제 어디서나 일상에서 간단하게 수행할 수 있는 명상법이다. '무시로'는 '항상' '언제든지'라는 의미로, 이 명상법은 일상에 끊임없이 감정을 관찰하고 다스리며, 내면의 평온을 유지하는 연습이다.

이 명상법은 일상의 모든 순간을 명상으로 바꾸는 방법이다. 다른 명상법과 달리 특정 자세나 시간, 공간에 의존하지 않는다. 걸어가면서, 일하면서, 심지어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중에도 순간순간 자기 내면을 살피며 마음을 비우고, 현재 감정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린다.

이 명상의 핵심은 자각이다. 일상에서 잠시라도 자기 내면을 들여다보고 감정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그 감정이 나를 어떻게 움직이는지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림자 명상은 자기 내면에 존재하는 부정적 감정이나 억눌린 부분을 직면하고, 이를 수용해 통합하는 과정이다. 우리 내면에는 사회규범이나 개인경험에 의해 억압된 감정과 성격들이 존재한다. 이는 평소 인식하지 못하는 '그림자'로 작용한다.

이 명상은 우리가 피하고 싶은 두려움, 분노, 질투 같은 부정적 감정을 직시하고, 그것이 내 일부임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시작된다. 많은 사람이 자기 어두운 면을 부정하거나 억제하려 하지만, 그로 인해 더 큰 고통과 혼란을 겪는다. 이러한 감정을 억제하지 않고, 오히려 그 감정을 직면함으로써 내면 갈등 해소에 도움을 준다.

진정한 내면의 평화를 이루기 위해 이러한 그림자를 직면하는 것이 필수다. 이는 우리를 더욱 성숙하고 자유로운 존재로 이끌어줄 것이다.

쉘패스 명상은 일시적 감정이나 상황에 휘둘리지 않고, 그들이 결국 지나갈 것이라는 깨달음을 통해 내면의 평온을 유지하는 명상법이다.

이 명상법은 우리가 직면하는 고통, 불안, 기쁨 등 모든 감정과 상황이 일시적임을 인식하고, 그것들에 집착하지 않도록 해준다. 이를 통해 우리는 마음의 평정심을 유지하고, 외부의 자극에 흔들리지 않으며 삶을 지혜롭게 살아갈 수 있다.

이 명상의 핵심은 감정과 상황이 영원하지 않다는 사실을 깊이 받아들이는 것이다. 모든 감정이 일시적인 것임을 깨닫고, 그것들이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놓는 것이 목표다. 이를 통해 우리는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현재를 더 온전히 살아갈 수 있다.

놓음 명상은 말 그대로 모든 집착과 기대를 내려놓고, 감정과 생각을 자연스럽게 흘려보내는 방법이다. 우리가 집착하는 감정, 생각, 상황을 붙들지 않고, 자연스럽게 사라지도록 하는 것이 이 명상법의 핵심이다. 이를 통해 불안과 고통을 해결하며, 궁극적으로 마음의 자유를 얻을 수 있다.

이 명상을 할 때 특정 감정이나 생각에 사로잡히지 않고 그것들을 그냥 흘려보내야 한다. 감정이 일어나도 그것을 억누르지 않고 단지 그 감정을 관찰하며 자연스럽게 흩어지게 한다. 결과나 미래에 대한 기대를 내려놓고 오직 현재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삼수야 가라 명상은 삶에서 느끼는 세 가지 주요 감정 즉 괴로움(고), 즐거움(락),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음(사)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감정 흐름을 자연스럽게 흘려보내는 것 목표로 하는 명상법이다.

감정이 일어나는 순간 그것을 억누르거나 거부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이 명상법의 핵심이다. 기쁨이 오면 기쁨을, 슬픔이 오면 슬픔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되 그 감정에 매달리거나 집착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흘려보내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감정의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감정 변화에도 중심을 잡고 살 수 있다.

이 명상법은 감정 반응을 통제하고, 더 성숙한 마음 상태로 나아가게 하는 강력한 도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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