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이태원 참사' 추모 분위기 계속 이어가
과거 마케팅 활용돘지만 편의점·백화점 모두 '잠잠'
[서울=뉴시스]주동일 기자 = 10월 마지막 날인 핼러윈 데이가 다가오지만 국내 유통 업계에선 선뜻 관련 마케팅에 나서지 못하는 분위기다.
2022년 이태원 참사 이후 애도 분위기가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핼러윈 특수'가 하반기 유통가 실적에도 적잖은 재료로 작용했지만, 현재 사회적 분위기상 마케팅 재개 엄두를 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통 기업들은 약 2주 앞둔 핼러윈에도 이렇다할 마케팅 활동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
그간 대대적으로 핼러윈 이벤트 등을 진행하던 백화점과 마트, 편의점이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다이소를 비롯한 일부 오프라인 채널에서 핼러윈 관련 소품들을 작은 규모로 판매하고 있지만, 예전처럼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전개하진 않는 분위기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핼러윈 관련 용품을 구매하려는 이들은 있다보니 소비자들의 수요에 맞춰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경우는 있지만, 예전처럼 대대적인 이벤트나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경우는 거의 없어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한때 유통업계에선 '5대 이벤트'로도 불리는 설날·추석·빼빼로데이·밸런타인데이·화이트데이에 이어 핼러윈데이를 더해 '6대 행사'로 키워보려는 시도도 있었지만, 지금은 자취를 감춘 상태"라고 설명했다.
핼러윈은 매년 10월 31일 열리는 축제 중 하나로, 참여자들이 유령을 비롯한 다양한 분장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나라에선 한동안 자리를 잡지 못했지만 2010년대 후반부터 외국인 유동인구가 많은 이태원을 중심으로 퍼지면서 밸런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처럼 유통업계 주요 대목으로 떠올랐다.
그간 유통가에선 핼러윈 데이엔 백화점과 마트뿐만 아니라 편의점을 중심으로 다양한 관련 상품이 출시됐다.
편의점에선 핼러윈의 상징 격인 잭 오랜턴(호박 등불) 디자인을 적용한 간식 등을 한정 판매했다.
백화점이나 마트 등에선 크리스마스처럼 핼러윈 콘셉트 인테리어를 적용하고, 분장이나 장식에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소품을 전시했다.
하지만 2022년 핼러윈 데이를 앞두고 발생한 '이태원 참사'를 애도하는 분위기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미국에서도 소비심리가 위축되며 '핼러윈 특수'가 사라지는 분위기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소매협회(NRF)는 올해 핼러윈 관련 지출이 약 116억달러(한화 약 15조7000만원)에 달하며 전년(약 122억달러·한화 16조5000억원)보다 5% 정도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우리나라와 달리 불경기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면서 관련 매출이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유통업계의 불황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핼러윈 특수가 사라진 것은 안타깝지만, 무리해서 마케팅을 진행할 수는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매출을 늘릴 수 있는 계기가 사라진 것은 안타깝지만, 소비자들이 핼러윈에 맞춰서 소비를 더 하려는 심리가 있어서 핼러윈 특수도 생긴 것"이라며 "지금 같은 분위기에서 무리하게 프로모션을 해도 실적으로 이어질지는 확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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