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 PM 사고, 대부분 전동킥보드인데…안전교육 교본 '생뚱맞고 부실'

기사등록 2024/10/18 07:00:00 최종수정 2024/10/18 09:30:17

민주 진선미, 교육부 '안전교육 표준안' 살펴보니

개인형 이동장치 다루나 법령, 장단점 등 '겉핥기'

미성년자 전동 킥보드 교통사고, 지난해만 902건

같은 해 미성년 개인형 이동장치 교통사고 98.8%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지난 8월5일 서울시내 거리에 전동킥보드가 주차돼 있는 모습. 2024.10.18. kgb@newsis.com

[세종=뉴시스]김정현 기자 = 학생들의 전동 킥보드 교통사고가 한 해 1000건 가깝게 발생하고 사망자도 나오고 있으나, 교육 당국의 학교 안전교육은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18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에서 제출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 2020년부터 초·중·고에서는 학기당 3회 이상 하는 교통안전교육에 '개인형 이동장치'(PM) 교육이 포함돼 있다.

이는 '학교안전교육 실시 기준 등에 관한 고시'에 따른 것으로, 교통안전교육은 초등학교는 총 11차시,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각각 10차시를 실시하게 돼 있다.

개인형 이동장치(PM)는 전동 킥보드, 전동 이륜평행차(통칭 세그웨이), 전기 자전거 등을 일컫는다.

그런데 교육부가 진 의원에게 제출한 고등학교 안전교육 7대 표준안 예시 자료의 '탈것 안전(PM)'을 보면, PM 이동장치를 다루는 대목은 포괄적 수준에 머문다.

학습목표로 'PM의 관련 법령을 이해하고 사고 유형을 탐색해 교통사고를 예방할 수 있으며 '픽시 자전거'의 위험서 및 안전 수칙을 이해할 수 있다'고 돼 있다.

내용도 PM의 정의와 운전이 가능한 도로(보도, 차도), 제품안전기준 정도를 다루는 정보 전달에 그친다.

따로 떼어 가르치는 이동수단이 '픽시(fixie) 자전거'라는 점도 생뚱맞은 대목이다. 물론 일반 자전거와 달리 주행 중 실시간으로 변속이 어려워 안전교육이 필요한 것은 맞지만, 현실과는 괴리돼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동킥보드는 도로교통법에 따라 원동기 면허 이상을 소지한 운전자만 운행할 수 있다. 운전면허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고, 만 16세 이상만 취득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성년자(18세 이하)의 PM 교통사고 대부분은 전동킥보드 탓이라는 통계도 있다.

진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미성년자 전동킥보드 교통사고는 902건 발생했다. 사망자도 2명 나왔고, 부상자는 1013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해 경찰청이 파악한 미성년자 전체 PM 교통사고(913건) 건수 대비 98.8%를 차지한다. 경찰이 전동킥보드 사고를 집계한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미성년자 PM 교통사고는 지난 2019년 39건에 그치다 2020년 151건, 2021년 455건, 2022년 955건 등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고 있다. 사망자도 2020년부터 1명→2명→3명 등 매년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세종=뉴시스] 교육부의 학교안전교육 7대 표준안(고등학교) '탈것 안전(PM)' 부분. 전동 킥보드를 따로 다루지 않고 포괄적 내용만 다루고 있다. (자료=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 제공). 2024.10.1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교육부는 학교안전정보센터(www.schoolsafe24.or.kr)를 통해 PM 이용 시 유의사항과 안전한 이용 방법 등을 가르치는 교육자료를 배포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홈페이지를 보면 전동 킥보드 주행 안전수칙 안내 자료 서울시교육청의 지난해 12월 영상을 비롯해 3건의 영상 자료가 있다. 그 밖에 공모전 수상작 영상 1건, 학교안전공제중앙회의 안전한 충전 방법 관련 영상 1건이 전부다.

교육부는 '맞춤형 안전교육 내실화' 명목으로 2022년 10억7000만원, 2023년 23억원, 그리고 올해 44억2000만원의 국가 시책 특별교부금을 투입하고 있다.

아무리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재량에 따라 안전교육을 할 수 있다고 하지만, 안전교육에 들인 세금과 미성년자 전동 킥보드 사고의 심각성을 고려하면 대응이 부실한 게 아니냐는 이야기다.

진 의원은 "미성년자 PM 교통사고가 급증하고 있고 그 중 대부분은 전동킥보드 사고"라며 "전동킥보드 교통사고를 줄일 수 있도록 교육부가 실효성 있는 예방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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