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폴리오 다각화…'LFP·원통형·상용차' 잇단 수주[LG엔솔 달린다①]

기사등록 2024/10/16 14:42:29 최종수정 2024/10/16 17:10:16
[서울=뉴시스]박지혁 기자 = LG에너지솔루션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도 불구,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연이은 조 단위 수주를 끌어내며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완성차 업체인 포드와 총 109GWh(기가와트시) 규모의 전기 상용차용 배터리 셀·모듈 장기 공급계약을 맺었다.

수주 금액은 따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작년 BNEF(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 발표 기준 셀 가격인 89달러/kWh을 적용하면 13조원(현재 환율 가정)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배터리는 고출력, 장(長)수명, 고에너지밀도가 요구되는 상용차 모델 특성상 '고성능 삼원계 파우치형'으로 추정된다.

유럽에서 전기 상용차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전문 리서치 업체 LMC 오토모티브(LMC Automotive)에 따르면, 연평균 성장률은 36%에 달한다. 2030년에는 유럽 상용차 시장 내 전기차 침투율이 50%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전기 상용차는 일반 전기차와 비교해 차량 한 대당 배터리 탑재량이 많고, 평균 운행거리가 길다. 라이프사이클(모델 교체주기)도 길고, 눈과 비 등 극한의 환경 속에서 운행하는 경우도 잦다.

이 때문에 고객사들은 배터리 공급사를 결정할 때 '고출력', '장수명' 등 높은 품질 및 기술력을 갖춘 배터리를 더 선호한다. 그만큼 미국 시장은 평균 단가가 높고, 장기 계약이 가능해 수익성과 안정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시장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전기 상용차 시장은 수익성은 높지만 승용차보다 훨씬 더 높은 사양을 요구해 업계에서 섣불리 진입하기 어렵다"고 했다.

연이은 수주 잭팟도 눈길을 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앞서 7월에는 전기차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유럽 자동차 업체 르노(Renault)에 공급하기로 했다. 전체 공급 규모는 39GWh로, 순수 전기차 약 59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국내 업체 중 차량용 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은 건 LG에너지솔루션이 처음이다.

또 지난 8일에는 메르세데스-벤츠 계열사와 50.5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여기에 공급하는 배터리는 46파이 원통형 폼팩터로 전해졌다. 계약 금액은 수 조원대에 달한다는 분석이다. 기존 고객사였던 테슬라 외에 유럽 완성차 업체로 고객사를 넓혔다는 점에서 무게감이 있다.

이들 계약을 통해 2025년부터 본격적인 배터리 공급이 이뤄질 전망이다.

2030년 시장 주도권 확보라는 목표를 설정한 가운데 고성능 삼원계 파우치형, LFP 배터리, 46파이 원통형의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캐즘 돌파구로 기대를 모은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지난 7일 구성원 대상 비전 공유회에서 "5년 내 2028년까지, 매출을 2배 이상 확대시키고,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제외하고도 10% 중반의 안정적인 감가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을 창출해 기업가치로 인정받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fgl75@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