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美에 이란 핵·석유시설 공격 안 한다고 보장"

기사등록 2024/10/16 02:09:34 최종수정 2024/10/16 05:28:16
[워싱턴=AP/뉴시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 7월24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4.10.16.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대한 보복을 검토 중인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 또는 석유 시설은 공격 대상에서 배제한다는 방침을 미국 관리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15일(현지시각) AP통신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이달 초 이란의 미사일 폭격 이후 반격을 모색하는 이스라엘로부터 이란 핵 또는 석유 시설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을 받았다고 두 명의 미국 관리가 밝혔다.

또한 바이든 행정부는 이스라엘에 미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포대를 파견하고 이를 운영할 약 100명의 군인을 파견함으로써 이란의 보복 가능성과 전반적인 안보 문제에 대한 이스라엘의 우려를 어느 정도 완화했다고 보고 있다.

미 국방부는 지난 4월과 10월에 이란이 이스라엘에 탄도미사일 공격을 가한 후 이스라엘의 방공을 강화하기 위한 사드 배치를 발표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승인됐다고 13일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미국 관리들은 이스라엘의 이러한 보장이 철통 같은 것은 아니며 과거에도 이스라엘의 정치 상황에 따라 약속을 뒤집은 전례가 있는 만큼 이란 핵·석유시설을 공격 대상에서 금지하기로 한 상황은 바뀔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가장 최근의 사례로는 지난달 미국 관리들이 이스라엘 당국자로부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레바논에 대한 미국과 프랑스 주도의 일시적 휴전 제안을 환영할 것이라고 들었지만, 이스라엘이 이틀 후 헤즈볼라 최고지도자인 하산 나스랄라를 암살하는 대규모 공습을 개시한 것을 들 수 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성명에서 "우리는 미국의 의견을 경청하지만, 최종 결정은 국가 이익에 따라 내릴 것이다"라며 미국과 사전 조율없이 일방적인 결정을 내렸다.

AP에 따르면 중동 지역은 이란이 지난 1일에 약 180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후 이스라엘의 예상되는 대응에 대비해 왔으며, 미국은 이를 막는 데 도움을 줬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전략적으로 중요한 에너지 및 핵 시설을 공격할지 여부에 대한 보복 공격과 불확실성은 전면적인 지역 전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가자지구에서 이란이 지원하는 하마스 무장 세력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세는 1년 전 가자지구에서 갈등이 시작된 이래로 하마스와 연대해 이스라엘을 공격해 온 또 다른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단체 헤즈볼라를 표적으로 삼은 레바논에 대한 지상 침공으로 확대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관련된 시설에 대한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고, 이스라엘에 이란의 석유 부문을 공격하는 것 이외의 대안을 고려할 것을 촉구했다. 만약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시설을 공격할 경우, 세계 석유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미국 대선을 앞두고 원유 가격을 끌어올릴 수 있다.

이런 가운데 바이든과 네타냐후는 7주 만에 처음으로 지난주 전화통화를 했고,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이스라엘의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과 정기적인 통화를 가졌다.

미 국방부는 13일 통화 내용을 전하면서 미국이 이스라엘의 안보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했지만, 레바논 남부에 주둔하는 유엔 평화유지군을 보호하고 이스라엘이 군사 작전에서 외교적 해결책으로 전환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또 "가자지구의 끔찍한 인도적 상황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를 조만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미 국방부는 설명했다.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네타냐후 총리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공격 표적에 대한 어떤 보장도 제공했는지 확인하기를 거부했다. NSC는 성명에서 "이스라엘 방위에 대한 우리의 공약은 철통같다"며 "우리는 사적인 외교적 검토에 대해서는 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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