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2층~지상 15층→지하 3층~지상 18층으로 리모델링
세대수 29세대 늘어난 327세대 조성…세대별 면적도 증가
재건축보다 규제 적은 리모델링…도심 내 주택공급 역할도
[서울=뉴시스] 홍세희 기자 = "기존 지상 15층 아파트에 3개 층을 증축해 18층으로 조성했고, 전체 세대수는 29세대가 늘어나게 됩니다."
15일 국내 1호 수직증축 리모델링 단지인 서울 송파구 성지아파트(잠실더샵루벤) 공사 현장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수직증축과 수평증축을 함께 하면서 실거주 공간이 약 11.6평 늘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성지아파트는 기존 25평과 30평으로 구성돼 있었는데, 리모델링을 통해 25평은 32평으로, 30평은 40평으로 늘어나게 된다"고 밝혔다.
아파트 리모델링은 기존 아파트의 기둥과 내력벽 등 주요 구조를 유지하며 증축하거나 확장하는 것을 말한다.
성지아파트는 용적률이 274%가 넘어 사실상 재건축이 어려워 리모델링을 추진했고, 지난 2014년 주택법 개정으로 수직증축이 가능해지면서 2020년 전국 최초로 수직 증축 리모델링 사업계획승인을 받았다.
잠실더샵루벤은 리모델링을 통해 기존 지하 2층~지상 15층에서 지하 3층~지상 18층으로 조성된다. 세대수는 기존 298세대에서 327세대로 29세대가 늘었다.
리모델링은 재건축과 달리 아파트를 새로 짓는 것이 아니어서 증축이 핵심이다. 그러나 아파트를 위로 새롭게 올리는 '수직 증축'은 수평·별동 증축형 리모델링 대비 구조 안전에 대한 엄격한 잣대가 적용된다. 수직증축형 리모델링은 전문 기관의 1·2차 안전성 검토를 실시해야 한다. 잠실더샵루벤 역시 시공 과정에서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뒀다.
리모델링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공동주택 리모델링 시 1층을 비우고 최상층 1개를 증축하는 행위'에 대해 수직증축으로 본다는 법제처의 유권해석이 나오면서 서울에서도 수직 증축형 단지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다수의 안전진단 B등급을 받은 단지들은 '세대수가 증가하지 않는 수직증축' 또는 '2~3개층 수직증축'을 위한 1차 안전성 검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아파트 리모델링의 가장 큰 장점은 재건축에 비해 규제가 적어 사업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원식 포스코이앤씨 리모델링영업실장은 "리모델링사업은 재건축보다 상대적으로 주택공급 효과가 작고 공공기여 등을 통한 인프라 개선이 어렵다고 인식돼 정부에서 상대적으로 규제 완화에 미온적인 상황이지만, 리모델링사업은 재건축사업 대비 신속한 노후주택 정비 효과가 있다"며 "재건축사업은 준공된 지 30년이 경과돼야 가능하지만, 리모델링은 15년이 경과하면 사업 착수가 가능해 보다 신속하게 노후주택의 물리적 노후화를 개선 할 수 있고, 트렌드에 맞는 공간 재구성 등을 통해 사회적 노후화에도 대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서울에서 공동주택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 중인 아파트 단지는 142곳(조합 80곳·추진위원회 62곳)로 그 가구 수만 12만이 넘는다. 올해 초(총 136곳, 조합 76곳·추진위원회 60곳) 보다 조합은 4곳, 추진위원회는 2곳 등 총 6곳이 늘어났다.
이들 단지가 정상적으로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한다면, 10년간 신규로 공급할 수 있는 주택의 총수는 14만 가구(일반분양 약 2만 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실장은 "재건축과 재개발 못지않게 리모델링 사업을 통해서도 많은 신규 주택을 도심에 공급할 수 있다"며 "또 재건축 대비 탄소배출량도 약 50% 절감할 수 있어 친환경 사업이라는 강점도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리모델링 사업이 재건축, 재개발 사업처럼 도심 내 주택공급 효과가 있는 만큼,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번 간담회를 주최한 서울시 리모델링주택조합 협의회 서정태 회장은 "당장 내년부터 그간 누적된 주택공급 부족에 부동산 경기가 과열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는데, 지난 8.8 부동산 공급 대책에도 재건축과 재개발 활성화 대책 및 규제 완화만 있어 아쉬웠다"며 "주택의 장수명화를 도모하는 동시에 주거의 질을 조기에 개선할 수 있고 도심지에 신규 주택공급 효과가 있는 리모델링 사업이 보다 안정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정부의 입법,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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