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유일 니들펀칭 부직포 생산…글로벌 1위
친환경 시장 선점 목표…내년 설비 개조 완료
내년 사상 최대 매출 달성 예상…M&A도 검토
◆니들펀칭 부직포 생산 글로벌 1위…나이키 운동화 등 글로벌 제품에 적용
최근 디케이앤디 베트남 호치민 공장에 방문해 박종헌 디케이비나 법인장 등 관계자를 만나고 생산 현장을 둘러봤다. 디케이앤디는 지난 2000년 설립된 합성피혁(인조가죽) 전문기업으로 합성피혁을 비롯해 부직포, 스포츠용 모자 등을 생산하고 있다. 100% 자회사인 디케이비나는 합성피혁에 들어가는 주 원재료인 니들펀칭 부직포를 생산한다.
호치민 인근에 위치한 롱탄 지역에 총 1만6893.7㎡(약 5100평) 규모로 이뤄진 디케이비나는 베트남에서 유일하게 니들펀칭(Needle Punching) 타입의 부직포를 생산하고 있다. 글로벌 니들펀칭 부직포 생산량 1위다.
부직포란 섬유를 직포(반복되는 일정한 조직으로 짜여진 것) 공정을 거치지 않고, 열과 수지를 이용해 서로 얽히도록 기계적 처리를 더해 만든 옷감을 말한다. 흔히 부직포 하면 마스크나 청소용품, 선물용 포장지 등 고도화된 기술이 필요치 않은 분야의 제품들이 연상되곤 하지만 부직포는 제조 방법으로 구분되며 그 용도도 상이하다.
디케이비나가 생산하는 니들펀칭 방식의 부직포는 순수 천연식물섬유에서 추출한 원사에 특수바늘을 활용해 섬유를 물리적으로 결합해 제조한 것을 말한다. 별도의 접착제를 쓰지 않기 때문에 친환경적인 데다 바느질 횟수나 밀도에 따라 두께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어 다양한 디자인 구현이 가능하다.
디케이비나가 생산한 부직포는 글로벌 1위 신발용 합성피혁 제조사 삼방화학(San Fang Chemical)에 납품되고 이는 모회사인 스포츠 전문 기업 파우첸(Pou Chen)을 통해 엔드유저인 나이키, 아디다스, 리복, 퓨마, 언더아머 등 글로벌 스포츠 기업들의 운동화에 적용된다. 또 윌슨, 나이키, 아디다스 등 구기 종목 공(ball)에 적용되는 등 고급 소재로 여겨지고 있다.
가로 110m, 세로 70m 규모로 지어진 디케이비나 공장의 월 생산량은 120만m에 달한다. 이를 신발에 적용한다면 월 1440만 켤레, 연간 1억7280만 켤레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현재 디케이비나의 부직포는 신발과 구기종목 공에 국한해 공급되고 있지만 최근 자동차향 공급 타진을 위해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디케이비나는 현재 본사인 디케이앤디의 친환경 합성피혁 사업 확대 계획에 발맞춰 친환경 부직포 제품 생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100% 재생원료인 PET(폴리에스터)를 활용해 주력으로 부직포를 생산하고 있는 가운데 친환경 비건타입(면·옥수수·대나무·짚) 원사를 활용해 제품 개발을 진행했고 현재 시제품을 생산 중이다.
박종헌 디케이비나 법인장은 "파우첸 자회사인 삼방화학과 지난해 업무협약(MOU)을 맺는 등 수년 전부터 친환경 합성피혁 제품 개발을 진행해왔다"면서 "합성피혁용 부직포 시장을 리드하고 선점하기 위해 일부 라인을 친환경 라인으로 개조 완료했고 추가 개조 또한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최원빈 디케이앤디 차장도 "거스를 수 없는 전 세계 시대적 흐름인 친환경 시장을 선점하고 리드하기 위한 조치"라면서 "디케이비나는 이미 친환경 원사를 쓰고 있으며 대부분의 업체들이 독성 물질인 솔벤트 등 유기용제를 쓰는 데 반해 디케이비나는 물만 활용해 부직포를 생산할 수 있는 공법까지 이미 구축을 완료해 놓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이미 모피 금지법이 시행되고 있고 유럽에서도 동물을 희생시켜 만드는 천연 가죽 대신 식물을 재료로 만드는 인조 가죽 등 친환경 가죽에 대한 수요가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특히 합성피혁에서 나아가 소재인 부직포에 대해서도 친환경 인증을 받은 제품 만을 사용해야 하는 시대적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최근에는 친환경의 중요성 등 소비자의 인식 변화 또한 이뤄지고 있어 수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공격적인 행보를 나타내고 있다.
최 차장은 "이미 대부분의 글로벌 기업들이 친환경 제품을 이미 쓰고 있고 또 개발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 친환경 트렌드를 누가 먼저 선점하고 선도해 나가는지 여부가 향후 사업 전략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디케이앤디 또한 '비건 레더' 등 친환경 사업 확대에 역점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디케이비나는 현재 유기용제를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부직포 생산을 위해 650만 달러를 들여 라인 개조를 진행 중이다. 개조 후 생산 능력은 기존 월 120만m에서 140만m로 상승할 전망이다. 회사 측은 생산능력(CAPA) 확대 및 친환경 제품에 따른 판가 상승으로 인해 내년 베트남 법인의 연간 매출액과 순이익이 올해 대비 각각 480만 달러(약 65억원), 180만 달러(약 24억원) 수준의 증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디케이비나는 자체 증설 외 향후 합작법인(JV) 등을 통해 신규 매출을 도모할 방침이다. 현재 중국 업체와 JV 설립 계약 및 공장 임대 계약 등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를 통해 운동화, 공(ball) 외 자동차, 산업자재 등에 부직포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디케이앤디 관계자는 "올해 디케이비나 매출은 라인 개조를 위해 일부 라인 가동이 중단되면서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을 기록하겠지만 내년 친환경 라인 개조가 완료되고 임대 공장을 통한 신규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할 경우 부직포에서만 연간 100억원 수준의 매출 증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디케이앤디 본사 법인도 한국 뿐만 아니라 국외에서 합성피혁 생산 증설을 검토하고 있으며 지난 2021년 인수한 다다씨앤씨 역시 증설을 검토 중인 만큼, 내년에는 지난 2022년을 넘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다씨앤씨는 콜롬비아, 칼하트 등 스포츠용 모자를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ODM(제조자개발생산) 방식으로 생산해 글로벌 브랜드에 공급하고 있는 글로벌 모자 제조기업이다.
최원빈 디케이앤디 차장은 "디케이앤디는 굉장히 다양한 영역에서 인수합병(M&A)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기존 사업 강화, 친환경 사업 확대 등과 별도로 단순 제조 분야를 넘어 꾸준히 매출이 발생하는 회사를 인수해 안정화하는 방식으로 추가 M&A 검토를 진행하며 성장을 가속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최근 진행한 밸류업 공시와 관련해 연말 기준 자사주 매입·소각이 동시에 이뤄질 것"이라며 "회사가 돈을 번 만큼 주주에게 환원한다는 가치를 지킬 계획으로, 향후에도 주주환원율을 꾸준히 높여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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