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워싱턴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
"트럼프 당선 땐 방위비 재협상 요구 가능성"
"美대선, 우열 가늠 못해…투표 날까지 가봐야"
내달 미국 대선을 두고는 초접전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 끝까지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고 봤으며, 누가 승리하던 차기 행정부 출범 이후 북한과 대화를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 대사는 이날 미국 워싱턴DC 주미대사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대선 이후 미국이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핵동결 협상에 나설 가능성을 묻는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북한의 핵역량이 높아지면서 비핵화 가능성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는 것도 또 하나의 사실"이라고 답했다.
이미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은 비핵화를 전제한 대화 요구에 일절 응하지 않고 있다. 대화가 단절된 상황에서 북한의 핵 능력은 날로 고도화되자, 미국 내에서도 기존의 한반도 비핵화 정책을 두고 다른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조 의원은 올해 미국 대선을 앞두고 발표된 민주당과 공화당 정강정책에 한반도 비핵화 문구가 빠진 점 등을 언급하며 미국의 대북 정책 방향이 달라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했다.
다만 조 대사는 "그동안 현재 행정부 뿐만 아니라 공화당 쪽, 트럼프와 가깝다는 외교안보 참모들과도 많은 대화를 했다"며 "정강정책에서 비핵화가 빠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해서 북한 비핵화라는 목표를 어느 당이 포기했냐면 그것은 아니다"고 단언했다.
아울러 조 대사는 "북한과 대화, 외교의 문이 열리지 않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지난 30년 동안 역사를 보면 대화가 이뤄질 때도 있었고, 이뤄지지 않을 때도 있었다. 긴장이 완화될 때도 있고, 고조될 때도 있었다. 지금은 긴장이 고조되는 국면"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누가 백악관에 입성하느냐에 따라 미국의 정책 방향이 크게 달라질 가능성은 존재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승리하면 한미 안보 동맹에도 균열이 가해질 수 있다.
대표적으로 트럼프 후보는 최근 한미가 합의한 12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을 뒤집고 재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조 대사는 SMA와 관련해 "국회 비준 동의를 받지 않는 미국의 경우 대통령 권한에 따라서 그럴(재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행정부가 바뀌는 상황이 있더라도 국가간 합의의 연속성을 존중해야 하는 그런 것 때문에 설득력을 갖고 가지 않겠느냐 기대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 대사는 미 대선 전망에 대한 이용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문에 "결론부터 말하면 판단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이어 "최근에는 여론조사 조차도 거의 (지지율이) 붙었다"며 "특히 경합주에서 누가 우위에 있는지는 우열을 가늠할 수 없다는 것이 지금 대체적인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위 말하는 '옥토버 서프라이즈', 대선일까지 갑작스러운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그날 투표 결과를 지켜봐야만 누가 당선되는지 알 수 있을 정도의 상황"이라고 말했다.
내달 5일에는 미국 대선과 함께 일부 상원과 하원의원 선거도 치러진다. 상하원 다수당이 뒤바뀔 수 있는 만큼 의회 선거 역시 주목받고 있다.
상원의 경우 현재와 달리 공화당이 다수당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고, 하원의 경우 박빙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주미대사관의 판단이다.
조 대사는 "상원 선거는 3분의 1씩 치러지는데, 이번에는 해당 지역구 여러가지 현안상 공화당이 유리하다는 것이 지배적인 판단"이라며 "하원은 대선과 마찬가지로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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