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 허위 비방 답글 올린 강사
형사사건에서 벌금 500만원 확정
학원 "재산상 손해 배상할 의무 있어"
法 "매출 감소, 코로나19 영향 가능성"
A씨는 지난 2018년 3월부터 6월까지 경기 의정부시에 있는 B 학원에서 수습 강사로 근무했다. 이후 A씨는 2021년 B 학원에 관해 묻는 인터넷 글에 '학원 강사들에게 폭행과 협박을 한다'는 등의 허위 사실이 담긴 답변을 달았다.
A씨는 이에 대해 지난해 7월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죄 및 업무방해죄로 약식기소 됐고, 이후 벌금 500만원의 약식명령이 확정됐다.
원고인 B 학원은 "피고가 허위의 글을 인터넷에 게시함으로써 원고의 사회적 평가 및 신용 등을 훼손하거나 업무를 방해했기 때문에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B 학원은 "불법행위가 있었던 2021년 12월 기준으로 전년도(2021년 1~8월) 매출액과 그 이후 매출액(2022년 1~8월)을 비교하면 2억2720만원이 감소했다"며 "이는 불법행위로 인해 발생한 것이므로 피고는 매출감소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은 피고가 원고에게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는 있지만 재산상 손해를 배상할 의무는 없다고 판단했다.
12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민사8단독 정용석 부장판사는 지난 8월13일 B 학원이 A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1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정 판사는 "원고의 매출액은 2019년 이후 계속 감소 추세였고 이는 당시 유행하던 코로나19와 사회적 거리두기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며 "사회적 상황과 피고의 불법행위 중 매출액 감소에 어느 쪽이 더 영향이 컸는지 알 수 있는 증거자료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시 학원 수강을 중지한 모든 학생이 피고가 게시한 글을 보거나 간접적으로 이를 접해 원고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학원 수강을 중단했음을 인정할 증거도 없다"며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피고가 원고에게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점은 인정했다. 정 판사는 "피고의 불법행위로 인해 원고의 명예와 신용 등 사회적 평가가 훼손됨으로써 재산적 손해 이외의 비재산적 손해가 발생했음은 넉넉히 추인된다"며 "피고는 원고에게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위자료 금액에 대해서는 "피고가 게시한 내용과 훼손된 원고의 명예와 신용의 정도, 형사사건에서 처분된 형벌의 정도 등을 종합해 위자료 액수를 1000만원으로 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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