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물고기 덜 익혀 섭취 시 간흡충·장흡충 등 감염 위험
감염 초기에는 증상없다가 피로·메스꺼움·복통·설사 등
양식으로 길러낸 무지개 송어나 향어 등은 안심해 돼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최근 싱가포르 창이종합병원에서 입원한 36세 필리핀 여성 A씨의 장 속에서 대형 촌충이 발견됐다. 싱가포르에서 가사도우미로 일해온 A씨는 10일간 설사, 복부 팽만, 발열 등의 증상을 보였다. 의료진은 A씨에 대한 검사 후 기생충 감염을 의심해 긴급 수술을 진행했다. 민물고기 또는 돼지고기를 생으로 먹거나 덜 익혀서 섭취할 경우 촌충의 알이 사람 몸에 들어가 부화할 가능성이 높다. 해당 사례는 최근 국제외과학회지 사례보고서를 통해 알려졌다.
11일 의료계와 식품영양학계에 따르면 가을철을 맞아 나들이 겸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면서 강이나 호수에서 잡은 민물고기를 날 것으로 섭취하는 것에 대한 주의가 당부된다.
세브란스병원은 건강정보에서 "민물고기를 섭취하면 간디스토마라고 하는 간흡충에 감염될 수 있다"며 "쓸개즙이 분비되는 담관에 기생하며 담관암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초기에는 증상이 없다가 기생충 수가 늘어나면 피로, 식욕부진과 메스꺼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배가 아프고 소화가 안 되며고 설사를 동반하기도 한다. 간흡충이 담도를 막아 담즙이 정체되고 담관이 자극돼 나타나는 증상이다.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감염되었는지 모르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담관염이 만성화되면 담관암으로 진행할 수 있다. 간흡충에 감염되면 담관암 발생 위험이 2~3배 증가한다고 해요. 민물고기를 먹은 적이 있고 소화불량이나 복통이 발생하면 간흡충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대변검사에서 간흡충 알이 발견하거나 혈액검사로 간흡충에 대한 항체를 확인할 수 있다. 복부초음파나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조영술(ERCP) 등으로 담관의 불규칙한 확장을 관찰하고 담낭염, 담석, 담관염, 담관암 등 합병증 여부를 평가한다.
다른 나라 사례라고만 생각할 수 있으나 국내 일부 지역에서도 민물고기를 날 것으로 먹는 습관이 남아있어 기생충 감염을 조심해야 한다. 질병관리청이 펴낸 '2023 국내 장내기생충 감염 조사'는 "섬진강 또는 낙동강 인근에 거주하는 50대 이상에서 생식 습관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라고 보고했다.
또한 "장내기생충 감염률이 가장 높은 간흡충은 전체 장내기생충 감염 중 52.2%, 장흡충은 42.5%를 차지해 장재기생충 감염률의 94.7%를 식품매개 기생충이 차지하고 있다"라고 했다.
양식으로 길러낸 무지개 송어나 향어 등은 안심해도 된다. 쇠우렁 등 제1중간숙주와의 연결고리가 차단돼 간흡충 감염과는 무관하다.
식약처는 "민물고기는 반드시 익혀 먹어야 한다"며 "물고기를 조리한 도마나 칼로도 감염될 수 있어 사용했던 주방 기구는 끓는 물에 소독해 사용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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