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이에요" "헤헤" 신고 녹취록에 담긴 박대성 웃음소리

기사등록 2024/10/11 09:32:08
[순천=뉴시스] 김석훈 기자 = 순천 도심 길거리에서 10대 소녀를 흉기로 살해한 박대성(30)씨가 4일 오전 순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4.10.04. kim@newsis.com

[서울=뉴시스]황소정 인턴 기자 = 전남 순천 도심에서 길을 가던 10대 여성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박대성(30)이 살인을 저지르고도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장난치는 목소리가 경찰 신고 전화에 고스란히 담겼다.

10일 JTBC는 박씨를 신고한 시민 A씨의 경찰 신고 전화 녹취를 보도했다.

박씨는 지난달 26일 오전 12시 43분께 순천시 조례동의 한 주차장에서 피해자 B양(17)을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이후 한 시간 뒤 사건 현장에서 1km가량 떨어진 곳에서 A씨의 차량을 파손하고 난동을 부리다가 A씨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A씨는 경찰에 신고하며 "가게에 행패 부리는 사람이 있다. 차를 깨버리고 난리가 아니다"고 다급하게 출동을 요청했다. 그러자 박씨는 옆에서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거짓말이에요" "거짓말이야"를 반복했다.

또 녹취록에는 "헤헤" 하고 웃는 박씨의 목소리도 담겼다. 불과 1시간 전에 사람을 죽였다고는 믿기지 않는 장난 섞인 말투다.

신고 당시 박씨가 살해범이라는 사실을 몰랐다는 A씨는 그의 범행을 안 뒤로 "이틀 동안 울었다"고 털어놨다.

A씨는 "박대성이 왜소하다. 그래서 그 몸이 무서운 게 아니라, 눈빛이 무서웠다"며 "악마를 보는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그 길이 밤늦게 힘없는 학생들이나 어르신들이 다니는 곳"이라며 "내 앞에 나타난 게 차라리 다행인 것 같다. 박대성이 (다른) 사고 칠 수도 있었겠다 싶었다"고 덧붙였다.

범행 당일 일면식도 없던 B양을 살해한 뒤 웃으며 걸어가는 모습이 CCTV에 포착돼 공분을 산 박대성은 지난 4일에도 검찰로 송치되며 입꼬리를 올려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배상훈 프로파일러는 YTN라디오 '슬기로운 라디오생활'을 통해 "살인의 욕구가 올라간 상태에서 그것을 실행하고 그것에 대한 만족감으로 자기도 모르게 미소라든가 아니면 흥분된 상태가 유지되는 그런 상태가 유지되면서 다른 살인까지 연결되는 걸 연속 살인이라고 한다"며 "신림역의 조선 같은 경우도 유사하고 서현역의 범인 같은 경우도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 막 살해하고 흥분해 막 돌아다니는 것이 특징"이라고 분석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반사회적인 판타지를 공유하고 있는 사람 중에 내가 목표를 달성했다, 이런 만족감을 느끼는 듯한 웃음으로 해석이 될 수도 있지 않겠냐"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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