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소방본부, 단식농성 최민호 격려 방문 동원 지시 '파문'

기사등록 2024/10/11 05:50:32

세종소방공무원 9일·10일 농성장 '내근·현장팀' 나눠 방문 종용

위성곤 의원 폭로… "소방청 진상 조사와 재발 방지 대책 필요"


[뉴시스=세종] 최민호 세종시장 단식 농성장 방문을 '종용'하는 듯한 카카오톡 내용을 종합 편집한 내용. 2024.10.11.(사진=위성곤 의원실)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송승화 기자 = 최민호 세종시장 단식 농성장 방문을 '종용'하는 듯한 세종소방본부 동원 지시가 야당 국회의원이 폭로, 파문이 일고 있다.

1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제주 서귀포시)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소방본부장님 지시 사항입니다'며 세종시 소방공무원 카카오톡에 글이 올라왔다.

글은 "시장님 단식 관련, 각 소방서 서장을 포함 과장과 참석 가능한 소방경 이상 간부 소방공무원은 9일 또는 10일 중 근무 외 시간을 이용해 시장 단식 현장을 격려 방문해 달라"며 "문의 사항은 소방행정팀장에게 전화 달라"고 했다.

이 같은 세종소방본부 지시는 카카오톡뿐만 아닌 개별 통화, 업무 메신저, 문자메시지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이뤄졌다. 특히 세종소방본부는 세종, 조치원소방서에 구체적인 농성장 방문 일정과 인원수 취합을 종용한 정황도 있다고 전했다.

심지어 간부가 아닌 출동 센터 현장 대원도 최민호 시장 농성장을 방문, 응원하라는 지시도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의원실과 전국공무원노조 소방본부에 따르면 10일 4개 센터, 11일 3개 센터에 있는 현장 직원들을 방문하도록 하는 내용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뉴시스=세종] 눈감고 호소문 들고 있는 (왼쪽)최민호 세종시장. 2024.10.10. ssong1007@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 같은 지시에 센터 직원은 전날 밤샘 근무 이후 퇴근한 비번팀이 농성장을 방문하고, 센터장은 외출을 이용해 다녀오도록 방문 과정까지 상세하게 정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위성곤 의원실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세종소방본부의 카톡과 다양한 방법을 동원한 지시는 소방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훼손과 자긍심을 상처 입힌 중대한 사안이다"며 "소방청 차원의 진상 조사와 재발 방지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공노 소방본부는 “과거에나 있던 관행으로, 시장이 소방본부 예산권을 지니고 있으니 잘 보이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정치적 중립 위반의 문제가 없는지 법리 검토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최민호 시장 단식 농성장 방문 관련 한 소방서장은 카카오톡에 “당부 말씀을 전합니다. 단식이 내일이면 5일차(10일) 접어드는 시점에서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가장 힘든 시기다"며 "임용권자에 대한 염려와 위로 차원에서 방문하는 의미로 이해해주기 바란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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