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경 비대위원장 "의사 늘면 의료비 증가할 것"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우리나라 의사 수가 경제개발혈력기구(OECD) 평균에 비해 적지만 부족한 수준은 아니라는 주장이 나왔다. 적다는 것이 부족과 같은 의미는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10일 강희경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비상대책위원장은 서울대 의대 융합관에 '의료개혁, 어디로 가는가'를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우리나라 평균 수명이 OECD 평균보다 3살 많고 회피가능사망률이 OECD 평균에 비해 60% 수준"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의사 수는 OECD 평균에 비해 적지만 우리나라 의사들이 건강관리와 질병 예방을 위해서 잘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날 강 위원장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인구 1000명당(2022년 기준) 임상 의사 수는 한국이 2.6명, OECD 평균은 3.8명이었다. 회피가능 사망은 효과적인 보건정책 및 의료서비스를 통해 예방하거나 피할 수 있는 사망을 말한다.
의사 수 부족을 거론할 때마다 등장하는 3분 진료에 대한 반박도 나왔다. 강 위원장은 "환자 80% 이상은 의사가 환자와의 상담에서 충분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한다"며 "(3분 진료가) 의사 수와는 관련이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의사 수가 가만히 있는게 아니다"라며 "굉장히 빨리 증가하고 있다.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일본은 훨씬 천천히 증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의사 수가 늘면 증가하게 되는 비용에 대한 부분도 언급됐다. 강 위원장은 "의사 수가 늘면 비용이 더 늘어난다"며 "사실 의사들은 이것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지금 의대생 정원이 유지가 돼도 2040년에는 100명 중에 1명이가 의사가 된다는 것이 비대위의 주장이다. 강 위원장은 "시뮬레이션을 해보면 OECD 데이터를 넣었을 때 가만히 있어도 2030년 GDP 대비 16%를 써야하고, 2035년에는 20%를 쓰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가 의료를 잘 개선해서 억제를 하면 유지가 될 것"이라며 "저희는 필요한 곳에 의사가 갈 수있도록 해주자는 것을 제안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강 위원장은 "저희가 바라는 의료 개은 국민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지속 가능했으면 좋겠다"며 "환자 중심으로 우리가 다 같이 합의해서 만드는 의료 체계였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의료 수가만이 아닌 의료 체계 전반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의료 수가는 의사 등 의료서비스 제공자에게 의료행위에 대해 지급하는 비용을 의미한다.
하은진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비상대책위원은 "현장의 의사로 바라보다 보니 수가 문제라고만 생각을 했지만 단순한 수가 문제가 아니었다"며 "의료 체계 전반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진단, 신중한 처방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 내려진 처방은 한국의료의 취약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선택"이라며 "과도한 개혁 조치나 급진적인 변화를 시도하고 있고 이로 인해서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초래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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