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효 오래오래"…비만약 뜨자 '지속형 주사' 개발 봇물

기사등록 2024/10/11 06:01:00 최종수정 2024/10/11 06:53:29

대웅제약, 월 1회 치료 물질 첫 공개

다수기업 '지속 기술' 활용 개발 박차

[AP/뉴시스] 비만 치료 주사의 투여 주기를 늦춰 편리한 '장기 지속형 치료제'들이 개발 봇물을 이루고 있다. ( AP 세계보건기구 자료사진)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비만 치료 주사의 투여 주기를 늦춰 편리한 '장기 지속형 치료제'들이 개발 봇물을 이루고 있다.

1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전시회 'CPHI 2024'에서 장기지속형 세마글루타이드 주사제를 글로벌 시장에 처음 공개했다.

세마글루타이드는 노보 노디스크의 블록버스터 비만치료제 '위고비'의 주성분이다. 위고비 등 현재의 비만 주사는 매일 혹은 주 1회 맞아야 하지만, 대웅제약은 월 1회 형태 개발에 나섰다. 몸 안에서 세마글루타이드를 서서히 방출해 한 달 동안 혈중 약물 농도를 유지하도록 설계한 것이다.

국내 바이오 기업 인벤티지랩도 위고비와 같은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의 약효 지속 기간을 1개월까지 늘린 주사제 'IVL3021'을 당뇨병 및 비만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인벤티지랩은 자체 플랫폼 기술(IVL-DrugFluidic)을 통해 다수의 장기지속형 주사제를 개발하고 있다.

올해 1월에는 유한양행과 'IVL3021'을 공동 개발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인벤티지랩은 제형 최적화, 초기 개발 및 제품 생산을, 유한양행은 후기 개발 및 상업화 역할을 각 담당한다.

동국제약은 1회 투여로 2~3개월간 약효가 유지되는 비만 치료제 개발에 착수했다. 마찬가지로 세마글루타이드를 주성분으로 한 장기지속성 주사제다.

현재 시험관 내 실험(In-vitro)에서 2~3개월간 지속가능한 개념 검증(Proof of Concept)을 확보하는 단계에 있다. 올해 전임상 진입을 목표로 한다.

펩트론은 최근 미국 일라이 릴리와 플랫폼 기술평가 계약을 체결했다. 펩트론의 장기지속형 약물 전달 플랫폼 기술인 '스마트데포'(SmartDepot)를 릴리가 보유한 펩타이드 약물에 적용하는 공동 연구를 위한 것이다.

스마트데포는 체내에서 분해되는 구슬에 약물을 담아 일정한 농도로 서서히 퍼지게 하는 기술이다. 업계에서는 공동 연구에 적용될 약물에 릴리의 당뇨·비만 치료제가 포함된 것으로 보고 있다. 릴리는 블록버스터 비만·당뇨병 치료제 '마운자로' '젭바운드' 개발사다.

지속형 비만 치료제는 앞선 단계로 개발 중인 글로벌 제약사들의 성공 여부가 향후 개발 동향의 키가 될 전망이다.

미국 암젠의 비만치료제 '마리타이드'는 한 달에 한 번 투여 방식으로 현재 임상 2상 중이다. 회사는 당뇨병 등 여러 적응증에 대한 포괄적인 임상 3상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 상반기에 암젠이 "마리타이드 임상 2상 중간 분석 결과가 고무적"이라고 밝히면서 주가도 급등한 바 있다.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은 작년 기준 110억 달러(약 15조원)로, 2022년 40억 달러 대비해 161% 성장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많은 기업이 비만치료제 시장에 도전하고 있지만 월 1회 형태로 개발 중인 비만치료제는 경쟁자를 압도하는 다크호스로 떠오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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