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김 여사 활동 자제' 의견에 "나도 그렇게 생각"
친윤 "자극적인 언론플레이 아니라 물밑 대화 필요"
친한 "민심 제대로 전달하는 게 당 역할"
친한계는 김건희 리스크에 대한 돌파구가 필요한데다 10·16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불리해진 민심 지형을 대통령실에 전달해야 한다고 보는 반면, 친윤계는 당정 갈등이 우려되는 만큼 한 대표가 물밑 대화부터 시작했어야 한다는 취지로 반발하고 있다.
한 대표는 전날 부산 금정구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기자들을 만나 '친한계에서 김 여사가 활동을 자제해야 한다고 발언했다는 보도들이 나온다'는 질문에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라디오 '배승희의 뉴스파이팅'에 출연해 "(한 대표의 발언은) 여사가 행보를 좀 자제해 주는 모습을 보임으로 인해서 국민들께 호응을 하는 것을 보일 필요가 있다는 취지"라고 부연했다.
정 의원은 '당 대표가 직접적으로 김 여사에 대한 언급을 하다 보니 오히려 당정갈등이 부각되는 것 아니냐'라는 질문엔 "대통령실이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민심을 제대로 전달하고 또 가감 없이 말씀드리는 것이 당의 역할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박상수 대변인 역시 전날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말보다는 행동이라는 측면에서 김 여사가 국민들의 머릿속에 계속 이렇게 떠오르는 것 자체가 지금 당정에 큰 부담이기 때문에 활동을 조금 자제해 주고, 제2부속실 설치 같은 기존에 약속했던 것을 행동으로 좀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반면 친윤계는 한 대표의 공개발언을 두고 "당정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며 공개 발언 보다는 대통령실과의 물밑 조율을 우선했어야 한다는 취지로 반발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김 여사의 공개활동 자제) 여론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런데 그런 부분을 공개적인 자리에서 얘기할 필요가 있었나. 대통령 지금 해외순방 중이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한 대표가) 국민적 여론을 전달하고, 또 본인의 의견이 있으면 비공개적으로 개진하는 것"이라며 "TK(대구·경북)에서도 70%가 한 대표가 잘못하고 있다고 (여론조사에서) 평가받고 있다. 이런 점도 한 대표가 조금 더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라고 했다.
장예찬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친한계나 한 대표는 언론으로부터 고립무원, 사면초가라는 부정적 평가를 받고 있지 않나"라며 "(김 여사에 대한 발언은) 진정성 있는 충언으로 보이는 게 아니라 자신들의 정치적 고립을 타개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서 정략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했다.
이어 "(여당 내 여론이) 시끄럽긴 한데 당정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느낌이 지금 좀 덜 든다"라며 "이런 식의 그냥 툭툭 던지는 말이나 자극적인 언론플레이가 아니라 물밑에서 더 많이 대화하고 작은 거라도 성과를 낸 다음에 발표하는 그런 태도가 필요한 게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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