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조수원 기자 = 심윤경 작가의 소설 '위대한 그의 빛'은 스콧 피츠제럴드의 1925년 작품 위대한 개츠비를 다시 쓴 소설이다.
1920년대 뉴욕을 무대로 하는 이야기를 2020년대 서울로 옮겨왔다. 전통의 부호인 데이지와 톰이 사는 이스트에그는 압구정동으로, 신흥 부자 개츠비가 사는 웨스트에그는 성수동으로 대체했다.
'위대한 개츠비'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을 목격하고 서술하는 이가 남성인 닉이었다면 이 작품에서는 여성인 '이규아'로 풀어냈다. 이규아는 불가능한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거침없이 질주하는 제이 강과 자기의 삶을 살고자 하는 유연지를 지켜본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한 시대와 여러 대륙을 몰고 다닌 사람의 눈빛이었다. 그가 이룬 모든 일을 추동한 희망의 근원 앞에 다시 서서 그것을 마침내 얻으려는 황홀한 순간에 나는 잔인한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말하지 않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그를 죽일 수 있을 만큼 지독한 질문이었다."(196쪽)
변화는 외로운 마음을 나눌 이가 존재할 때 비로소 시작된다는 내용을 풀어냈다.
저자 김민서는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일은 정말 힘들다"며 "역설적으로 누군가는 자신을 이해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히 청소년기에는 아이와 어른 중간쯤에서 수그린 채 누군가의 손길을 기다린다"고 전했다.
저자는 이 작품으로 제17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받았다.
"난생처음 타인의 시선이 궁금해졌다. 저 눈에는 이 세상이 어떻게 보일까."(1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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