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 러몬도·왕원타오 유선 회담…무역 현안 논의
中 "안보 경계 명확히해야…中기업 환경 개선하라"
美 "규제 투명성 저하·비시장 관행·과잉 생산 우려"
중국은 자국 기업들을 겨냥한 규제 조치를 철회하라고 촉구했으나, 미국은 안보 문제에 있어서는 협상이 불가능하다고 맞서며 논의가 평행선을 달렸다.
중국 상무부는 8일 "왕원타오 상무부장이 이날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장과 통화를 하고 미중정상 샌프란시스코 회담 공동인식(합의)과 각자가 관심을 갖고 있는 경제·무역에 대해 진솔하고 깊이있고 실질적인 소통을 했다"고 밝혔다.
미 상무부도 이날 양측 통화소식을 발표하며 "양측은 지난달 미중 통상현안워킹그룹(CIWF) 2차 회의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경제·무역 현안을 논의하는 동시에 서로간의 우려도 공유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은 미국의 대중 반도체 정책과 커넥티드차량 규제를 철회하라고 촉구했고, 미국은 중국의 불공정 관행을 문제삼았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왕 부장은 우선 "양국 상무부는 장관급과 차관급, 국장급의 긴밀한 접촉을 유지해 왔고 협력 확대와 이견 관리, 기업의 구체적 우려 해결 등 측면에서 긍정적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중국과 미국의 경제·무역 관계는 양국 관계의 주춧돌이 돼야 한다"면서 "중국은 상호존중, 평화공존, 상생협력의 기초하에 미국과 함께 정상 간 합의를 이행하고 미중관계가 정확한 궤도로 돌아오도록 추진하려 한다"고 역설했다.
왕 부장은 "경제·무역 영역에서 국가 안보의 경계를 명확히 하는 것이 특히 필요하다"며 "(이는) 글로벌 산업망·공급망의 안전과 안정을 지키고 양국 업계 협력에 좋은 정책적 환경을 만드는데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중국 측은 미국이 중국 기업의 구체적 우려를 중시해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를 조속히 철회하며 미국에서 중국 기업의 경영 환경을 개선하기를 촉구한다"고 부연했다.
미국은 중국산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등을 사용한 커넥티드차량의 수입과 자국 내 판매를 전면 금지할 계획이라고 지난달 발표한 바 있다.
반면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중국 내 규제 투명성 저하, 비시장적 정책 및 관행,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구조적 과잉 생산에 대한 미국 기업들의 지속적인 우려를 주목했다"고 미 상무부는 설명했다.
러몬도 장관은 또한 중국의 규제 철회 촉구와 관련해 "미국 국가안보는 협상대상이 아니다"는 답변을 내놨다.
그는 이러한 안보 정책은 가능한 적은 분야에 높은 장벽을 세우는 '스몰 야드, 하이 펜스' 방식이라며, 그 외에는 건전한 무역과 투자를 위한 공간을 남겨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통화는 양국 상무 당국간 정기적인 소통의 일환으로 이뤄졌으며, 양측은 향후에도 열린 소통 채널을 유지하는 것에는 의견을 모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sophis731@newsis.com, sympathy@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