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동아리' 회장, 미성년자 불법촬영물 협박 혐의 2심 징역 4년

기사등록 2024/10/09 08:00:00 최종수정 2024/10/09 12:16:16

미성년자 성관계 촬영물 공유 협박 혐의

연인과 마약 투약하고 추가로 수수한 혐의도

法 "촬영물 이용 협박·연인과 마약 죄질 나빠"

동아리에서 마약 판매·투약 혐의 별건 기소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수도권 명문대 학생들의 연합 동아리에서 마약을 투약·판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동아리 회장이 불법 촬영물을 유포하겠다며 미성년자를 협박한 혐의 등으로 2심에서 1심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받았다. 사진은 이희동 서울남부지방검찰청 1차장검사가 지난 8월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서 '대학생 연합동아리를 이용한 대학가 마약 유통조직 사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는 모습. 2024.08.05.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소헌 기자 = 수도권 명문대 학생들의 연합 동아리에서 마약을 투약·판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동아리 회장이 불법 촬영물을 유포하겠다며 미성년자를 협박한 혐의 등으로 2심에서 1심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받았다.

9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9부(부장판사 윤승은)는 전날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촬영물 등 이용 협박) 등 혐의로 기소된 염모(31)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약물 중독 재활교육 프로그램 40시간 이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와 신상정보 등록 15년도 명했다. 앞서 1심은 염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한 바 있다.

염씨는 지난 2021년 4월께 미성년자인 A씨에게 성관계 불법 촬영물을 가족에게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혐의를 받는다. 텔레그램, 라인, 엑스(X·옛 트위터)로 수많은 남성에게 A씨에 대한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도 받았다.

성매매와 관련해 수사망을 넓히던 검찰은 염씨가 마약을 복용했다는 정황을 추가로 파악했다.

검찰 조사 결과 염씨는 지난해 12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서울 강서구의 A호텔에서 연인에게 마약류인 LSD 2정을 건네고 복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텔레그램과 라인을 통해 엑스터시(MDMA)를 추가로 구매해 소지하거나 마약을 판매한 사실도 드러났다.

1심은 지난 4월 염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약물 중독 재활교육 프로그램 40시간 이수와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도 함께 명했다.

2심은 1심보다 무거운 징역 4년을 선고했다. 검찰이 2심에서 공소사실을 일부 변경했는데, 재판부는 이 중 일부를 유죄로 봤다. 다만 1·2심 모두 성매매 알선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검찰은 2심에서 염씨가 영리를 목적으로 A씨에게 성관계를 맺게 했다며 음행매개 혐의를 예비적 공소사실로 추가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피고인은 영리 목적이 없어서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하지만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피고인은 트위터에 게시해서 집단 성교를 홍보했고 더불어 장소 등 정보 제공까지 하며 남성들이 성교하도록 알선하고 용이하게 했기 때문에 유죄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검찰이 염씨가 연인에게 마약류를 판매했다고 변경한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연인의 진술에 따르면 돈을 준 적도 있고 무상으로 받은 적도 있다고 하는데 사정들을 종합했을 때 판매라고 보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검찰이 2심에서 추가한 예비적 공소사실인 마약류 수수 혐의는 증거가 충분하다는 이유로 유죄로 판단했다.

양형 이유에 대해서는 "피고인은 나체 사진, 동영상 등 촬영물을 이용해 피해자를 협박하고 이후 교제한 다른 사람에 대해서는 LSD를 교부해 함께 사용하는 등 범행 경위와 내용에 비춰 죄질이 나쁘다"고 밝혔다.

또 "피고인 개인은 절도죄 등으로 집행유예 판결이 확정됐는데도 자중하지 않은 채 열흘 만에 협박 범행에 나아갔다"고 지적했다.

한편 서울남부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남수연)는 지난 8월 브리핑을 통해 염씨가 연세대를 졸업한 후 2021년 친목 목적 동아리를 결성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염씨는 당시 대학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동아리에 가입하면 고급 외제차·호텔·뮤직페스티벌 등을 무료·저가로 이용할 수 있다'고 홍보했다.

검찰은 염씨가 마약 판매수익으로 고급 호텔, 레스토랑 등에서 호화 파티를 열고 이를 통해 단기간에 300명의 회원을 모집했다고 파악했다. 또 염씨를 비롯한 동아리 임원이 2022년 12월부터 1년 동안 서울 소재 아파트에 모여 마약을 투약했다고 보고 이들을 재판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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