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번 찔린 뒤 불타 죽은 10대 소년…佛 마르세유 '발칵’

기사등록 2024/10/09 02:00:00 최종수정 2024/10/09 05:56:15
[마르세유=AP/뉴시스] 19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마르세유에서 경찰이 카니발 인파를 해산시킨 후 한 남성이 불타는 쓰레기통 옆을 지나가고 있다. 지난 16일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가 연금 개혁 법안을 하원 표결 없이 입법하는 헌법 제49조 3항을 전격 발동하면서 격렬한 반대 시위가 프랑스 전역에서 이어지고 있다. 2023.03.20.

[서울=뉴시스] 최윤서 인턴 기자 = 프랑스 남부 도시 마르세유가 지역에서 잇따라 발생한 마약 관련 폭력사건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7일(현지시각) 영국 BBC,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 2일 마르세유에서는 15세 A군이 마약 관련 폭력 사건으로 50번 흉기에 찔린 후 불태워진 사건이 발생했다.

마르세유시 검찰에 따르면 살해된 A군은 앞서 소셜 미디어(SNS)에서 라이벌 갱단 조직원 집에 총을 쏘고 불을 질러 주면 2000유로(약 300만원)을 주겠다는 한 갱단 조직원의 제안에 응해 고용됐다.

그러나 A군은 임무 수행 중 라이벌 조직원들에게 발각돼 붙잡혔다. 이후 A군의 몸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그가 총을 소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한 라이벌 갱단 조직원들은 A군을 칼로 50차례 반복적으로 찔렀다.

A군의 시체는 인근 주택 단지에서 발견됐는데, 부검 결과 A군의 숨이 붙어 있을 당시 누군가 그의 몸에 방화한 흔적도 발견됐다.

수사를 지휘한 마르세유 검사 니콜라스 베손은 이번 사건에 대해 "전례 없는 야만"이라며 "폭력의 피해자와 가해자가 점점 더 젊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검찰에 따르면 범행을 위해 A군을 고용한 이는 프랑스 마르세유 내 대표적인 마약 갱단인 DN 마피아 소속 조직원으로, 현재 루인 교도소에 수감 중인 B(23)씨다.

그런데 B씨는 A군이 살해됐다는 사실을 접하고 복수를 하기로 마음먹고 또 다시 미성년인 10대들에게 소셜 미디어(SNS)로 범행을 의뢰했다.

B씨는 A군을 죽인 라이벌 갱단의 조직원을 죽이면 5만 유로(약 7400만원)을 주겠다는 조건을 내걸었고, 이번에는 14세 C군이 이 의뢰에 응했다.

C군은 임무 수행 과정에서 본인 소유 리볼버 권총을 들고 친구와 함께 택시를 탔는데, 이때 운전대를 잡은 사람은 택시 운전을 부업으로 하는 축구선수 네심 람다네(36)였다.

그러나 C군의 미성년 친구가 람다네에게 "내려서 기다려 달라"고 요청했음에도 람다네가 이를 거부하자 화가 난 C군은 권총으로 람다네의 뒤통수를 쐈다. 그러나 C군은 경찰 조사에서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다. 실수로 총이 격발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처럼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마약 관련 폭력 사건으로 사망한 사람은 지난해에만 49명에 달한다. 이에 최근 10대 소년이 연루된 살인 사건이 연달아 발생하면서 올해 마르세유에서 발생한 마약 관련 살인 사건은 17건으로 늘어났다. 마르세유 내 갱단인 '요다'와 'DZ 마피아' 간 영역 다툼이 극에 달하면서다.

또 마르세유의 마약왕들은 최근 소셜 미디어(SNS)에 광고를 내고 젊은이들을 포함한 미성년에게까지 외주를 맡기는 방식을 통해 마약 판매원을 모집하고 있다.

이를 두고 마르세유 검찰 관계자는 "어린 소년들이 양심의 가책이나 반성 없이 마약 판매책으로 활동하고 살인 청부 광고에 응답하고 있다. 젊은이들이 마약 조직을 통해 쉽게 버는 돈에 취해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ys@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