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부산 엑스포 판세' 비밀문서 공개…여 "국기 흔드는 범죄"(종합)

기사등록 2024/10/07 22:30:41 최종수정 2024/10/07 23:20:17

야 김준형, '2차 투표서 성공' 예상한 정부 문건 공개

여 "3급 비밀 문서…적법 절차 아니라면 문책 따라야"

김준형, 조태열 사과 요구…"6월30일 일반 재분류"

조태열, 사과 거부…"재분류 조치해야 일반 문서"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석기 외통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2024.10.07.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재우 하지현 최영서 기자 = 여야는 7일 외교부를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와 한일 과거사 문제 등을 둘러싸고 공방을 벌였다. 특히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이 당시 엑스포 개최지 발표 전 정부의 자체 판세 분석 문건을 공개하자 여당에선 민감한 외교 정보가 유출됐다며 반발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이날 오전부터 국회 본관에서 외교부와 외교부 산하기관 등을 상대로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야당은 부산 엑스포 유치 관련 주무부처인 외교부가 엑스포 개최지 발표 일주일 전까지 판세를 비현실적으로 판단했다며 공세를 쏟아냈다.

김준형 의원은 "외교부는 '도대체 왜 책임 져야하냐, 쓴 돈이 18억밖에 없고 산업통상자원부나 국회에서 5000억, 6000억 쓴 것'이라 한다"며 "외교부가 협상을 담당했으면 정확한 (실패 원인) 분석이 있어야 하는데 없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투표 일주일 전, 전 외교부 공관장이 보낸 것에 따르면 (정부는) 1차 투표에서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며 2차에서 한국이 성공할 거라 봤다. 사우디아라비아 주장처럼 120표 이상 확보는 절대 불가능할 거라고 했다"는 내용을 밝혔다.

정부·여당은 김 의원이 3급 비밀에 해당하는 문건을 입수한 경위를 따져 물으며 위법 행위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조태열 장관은 "상급 기밀문서를 어떻게 확보하고 (국감장에서) 띄우는 건가"라며 "엄중한 사안"이라고 날을 세웠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3급 비밀로 분류됐던 문서가 이렇게 공개된 석상에서 전 세계가 알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것이 법적으로 가능한 것인지 의문이 있다"며 "적법한 절차가 아니라면 문책이 따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당 간사인 김건 의원도 "3급 비밀문서 유출은 국기를 흔드는 것이고 범죄행위"라며 "철저한 조사, 재발 방지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소속인 김석기 위원장은 "외교부 장관은 3급 비밀로 분류된 이 국가 기밀 문서가 어떻게 언론에 공개됐는지를 정확히 외교부에서 조사해야 된다"며 "어떻게 유출됐고 유출시킨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당 의원들은 해당 문건의 보안보다 내용을 알려야 할 공익성이 더 크다며 정부를 재차 압박했다.

김준형 의원은 "얼마나 판세를 잘못 읽었는지, (엑스포를) 다시 재추진하면 공익적 목적이 크다"고 반박했다.

외교관 출신인 위성락 민주당 의원도 "부산 엑스포 유치는 우리 외교 참사 중 참사다. 저게 비밀 급수 몇이라서 지켜야 한다는 건 형식에 얽매여 본질을 버리는 것"이라며 "이건 공개돼도 지킬 실익이 없다. 사실이 알려진 게 우리 국익에 무슨 해가 되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3급 비밀의 기간이 2024년 6월30일로 돼 있어서 일반으로 재분류되는 것으로 돼 있다"며 "현재로서는 일반문서가 된 것"이라고도 했다.

다만 김교흥 민주당 의원은 "(3급 비밀) 보존기간 내에는 공개하지 않는 게 원칙"이라며 외교부에서 철저하게 유출 경위를 조사하시고 처벌이 있어야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외교부 관계자는 "정해진 절차에 따라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외통위원들은 국정감사 도중 기자회견을 열고 "심각한 안보 자해 행위"라며 "외교부가 신속히 문건의 진위를 판단하고 경위를 면밀히 조사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준형 의원은 "정확히 보면 예고문으로 6월30일 일반 (문서)으로 재분류된 것"이라면서 "사실 재분류되지 않았다고 해도 (공개)했을 것이다. 왜냐면 여러분(여당)이 말한 것처럼 다른나라와 협상이 아니고 (외교부) 본부와 공관의 일이기 때문이다. 저도 수개월 동안 고민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제가) 범죄행위를 한 것처럼 (말)한 것은 외교부 장관의 사과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의원들도 개인적으로라도 사과해달라"고 요구했다.

조 장관은 "위 의원이 일반 재분류를 말했는데 일반 재분류는 기간이 되면 '엑스(X)'표를 쳐서 일반 문서로 재분류 조치를 해야 그때부터 일반문서"라며 "기간이 도래했다고 자동으로 일반 문서가 되는건지는 체크해봐야할 문제"라고 답했다.

이어 외교부 문서 양식이 공개되면서 향후 가짜뉴스 등 악용 사례가 나올 수 있다면서 "단순한 내용 유출로 문제를 제기한 것이 아니다"며 "총체적으로 중대한 사안이라는 인식에 변함이 없다. 제가 왜 사과를 하냐"고 했다.

한편 야당에선 강제동원 등 한일 과거사 문제와 관련한 질의도 이어졌다.

이재정 민주당 의원은 국가인권위원회가 지속적으로 외교부에 양금덕 할머니 서훈 관련 협의를 요청했으나 응답을 받지 못했다며 "절차상 하자는 외교부에 있어 보인다. 강제 동원 해법 협의 중이라 일본 눈치보고 있다는 세간의 의혹이 있다"고 비판했다.

조 장관은 "형평성 문제가 있다"며 "다른 강제동원 피해자가 왜 그분만 받느냐는 문제제기가 한 분 계시다고 들었고 상당히 타당한 이유"라고 맞받았다.

또 조정식 민주당 의원은 김의환 주뉴욕 총영사관이 한인 교민들을 대상으로 주최한 지난 광복절 기념행사에서 '광복절은 미국에 감사를 표하는 날' 등 발언을 한 것에 "즉각 직위해제 시키라고 대통령에 건의하라"라며 "나라망신"이라고 꼬집었다.

조 장관은 "그날 그 기념사 내용에 대해 100% 동의하지 않는다"며 "적절치 못한 발언"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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